포지나노·그룹14, 고성능 배터리 셀 개발 위한 美 소재 공급망 강화
현지 밸류체인 구축으로 美 NDAA 기준 충족…국방·항공우주 시장 정조준

[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첨단 나노 코팅 기술 기업과 차세대 실리콘 배터리 소재 기업이 손잡고 전략 산업에 쓰일 고성능 배터리의 자국 내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소재부터 최종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공정을 미국 내에서 소화하는 밸류체인을 구축, 국방·우주 등 특수 시장 수요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포지나노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그룹14 테크놀로지(Group14 Technologies, 이하 그룹14)와 미국 내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셀 제조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그룹14의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에 포지나노의 원자층 증착(ALD) 기술을 결합해 미국 현지 인프라에서 배터리 완제품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소재 개발부터 완제품 양산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그룹14가 에너지 밀도와 고속 충전 성능을 향상시킨 주력 실리콘-탄소 복합 소재 'SCC55'를 공급하면, 포지나노는 독자적인 '어토믹 아머(Atomic Armor)' 나노 코팅 기술을 적용해 배터리 성능을 최적화한다. 해당 코팅 공정은 실리콘 입자 주변에 원자 단위의 초박형 보호막을 형성, 충전 중 발생하는 부작용과 스웰링(부풀어오름) 현상을 억제하고 장기 내구성을 늘려준다.
포지나노는 기존 코팅 소재 및 장비 공급을 넘어 직접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제조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회사 '포지 배터리(Forge Battery)'를 통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연간 기가와트시(GWh)급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시설을 구축하며 완제품 제조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룹14는 양산 인프라를 활용해 핵심 소재가 탑재된 고성능 배터리 셀을 시장에 즉각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양사 협력은 미국 중심의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현지 정책 흐름과 맞닿아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국방수권법(NDAA) 등 다양한 조달 이니셔티브를 통해 해외 배터리 밸류체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제조 역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두 회사는 고도의 신뢰성이 요구되는 국방 및 항공우주 분야를 집중 타깃으로 삼고, 미국 내 소재 채택 및 현지 직접 생산 방식을 통해 정부 조달 기준을 충족하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포지나노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표면을 원자 수준으로 코팅하는 ALD 기술 전문 기업으로 올 하반기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2019년과 2023년부터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5월에는 탑머티리얼이 포지나노에 자금을 투입하고 양극재 성능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그룹14는 기존 흑연 대신 실리콘을 적용해 배터리 용량을 5배, 에너지 밀도를 최대 50%까지 높이는 차세대 음극재 기술 선도 기업이다. 앞서 SK㈜는 지난 2020년 그룹14에 투자한 데 이어, 이듬해 합작사 'SK머티리얼즈 그룹14'를 설립하고 경북 상주 공장을 가동했다. 지난해 그룹14가 합작사 지분을 전량 인수해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했으나, SK㈜는 지분 매각 후에도 4억63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D 펀딩에 리드 투자자로 참여하며 견고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본보 2025년 8월 21일 참고 그룹14, 'SK 합작' 상주 실리콘음극재 공장 인수 완료 …MS·포르쉐 자금 지원>
폴 리치티 포지나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에서 제조된 고성능 배터리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첨단 소재 혁신과 확장 가능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결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그룹14와의 협력을 통해 회복 탄력성 있는 미국 기반 공급망을 갖추고 차별화된 배터리 성능을 제공하는 국내 배터리 제조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릭 루에베 그룹14 CEO는 "우리 소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배터리에서 그 성능이 입증됐고 포지나노는 국방 및 항공우주 고객들에게 이러한 성능을 대규모로 제공하는 데 필요한 미국 내 제조 플랫폼을 완벽하게 구축했다"며 "우리는 고객들에게 오늘 바로 로드맵에 통합할 수 있는 미국산 고성능 셀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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