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생활고’설 일으킨 ‘와일드 씽’ 그냥 웃겨서 좋아[개봉작 리뷰]






[뉴스엔 배효주 기자]
정직하고 무해하게 웃긴다. 그게 코미디 영화의 미덕이다. “네가 웃겨서 좋아”라는 ‘고막 남친’ 최성곤의 히트곡 가사처럼, 영화 ‘와일드 씽’은 이유를 따질 필요 없이 그냥 웃겨서 좋다.
6월 3일 개봉하는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던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해체된 뒤,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코미디 영화다.
영화는 90년대 전성기 시절과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펼쳐낸다. 개봉 전부터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건 단연 강동원의 파격 변신이다. 지인에게 “요새 돈이 없냐”는 말까지 들었다는 그는 세기말 감성이 물씬 풍기는 칼머리 헤어스타일에, 스스로를 “19살”이라고 소개하는 당찬 아이돌 현우로 완벽 변신했다. 등장하는 순간부터 웃음을 유발하는 비주얼과 설정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를 위해 수개월 연마했다는 헤드스핀도 거침없다.
여기에 태닝으로 90년대 센 언니 분위기를 완성한 박지현, 그룹 내 존재감 없는 ‘수납 멤버’ 신세가 된 엄태구까지. 이들의 변신은 단순히 과거 회상 장면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때 그 시절 실제 활동했던 아이돌 그룹처럼 무대와 인터뷰까지 생생하게 재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들의 라이벌은 오정세가 연기한 만년 2인자 발라더 '최성곤'이다. 공개 전부터 '뇌 빼고 듣는 노래', '수능 금지곡'이라는 찬사(?)를 얻은 발라드 '니가 좋아'를 진지하게 열창하는 모습만으로도 폭소를 자아낸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며 영화의 웃음을 책임진다.
전반부가 90년대 대중문화의 향수를 자극하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면, 중반부부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질주한다. 시간이 흘러 현재, 재기를 꿈꾸는 트라이앵글과 최성곤은 강원도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 위해 서울에서 강원도로 향하고, 그 과정에서 상상조차 못 한 사건들을 연이어 마주한다. 영화는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로드무비의 재미까지 더한다. 과연 이들이 무사히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무엇보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조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상당하다. 한물간 스타들의 재도전이라는 이야기는 웃음 속에 묘한 짠함도 남긴다. 여기에 오정세는 특유의 생활 밀착형 코미디 연기로 영화의 웃음 지분을 독차지한다. 특별출연인 신하균 역시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거창한 메시지나 복잡한 장치 없이도 끝까지 관객을 웃게 만드는 영화. ‘와일드 씽’은 코미디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해낸다.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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