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억제·공급 확대 다했는데…집값 전쟁은 진행형 [이재명정부 1년 부동산①]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부동산 시장은 ‘투기와의 전쟁’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수요 억제에 집중했다. 그 결과 매물 잠김과 전월세 시장 불안이란 부작용도 나타났다. 규제로 수요를 누르는 동시에 공공 주도 정비사업으로 공급을 늘리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지만,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웠단 지적도 나온다.
■ ‘투기 차단’ 총력전…시장은 신고가로 응답
정부는 지난해 취임 첫 달 ‘6·27 대책(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놨다.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일괄 제한하고,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30년으로 단축했다. 신용대출 한도도 연소득 이내로 묶었다.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폭은 4주 연속 축소됐다. 하지만 매매와 전세, 월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며 공급 중요성이 부각됐다.
수도권 집값이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자, 거주 목적이 아니면 집을 못 사게 하는 고강도 카드를 꺼냈다. 정부는 작년 10월 15일 규제 지역을 확대했다. 서울 전역과 과천 등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실거주 요건을 강화한 것. 담보인정비율(LTV)는 70%에서 40%로 낮췄고 시가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의 주담대 한도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시장은 정부 의도와 반대로 움직였다. 강남 3구는 물론 한강벨트와 서울 외곽, 경기도 일부 지역까지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5% 상승, 68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 공공 중심 공급 확대…체감까진 시간 필요
정부는 공급 확대 방안도 지속적으로 내놨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도심 유휴부지 활용과 비아파트 공급 확대, 공공임대주택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발표한 9·7 대책(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수도권에 향후 5년간 총 135만호, 연평균 27만호를 착공해 2030년까지 공급을 완료하겠단 목표도 세웠다.
이를 토대로 올 초 1·29 대책을 발표, 서울 용산구 1만2600호·경기 과천시 9800호·서울 노원구 태릉CC 부지 6800호 등 수도권 공급 계획을 확정했다. 도심 내 공공부지 활용과 신규 공공주택지구 조성,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등을 통해 공급 물량을 확보하겠단 구상이다.
최근에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도 나섰다.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상가·오피스를 원룸·오피스텔로 용도 전환하는 길도 열었다.
다만 시장에선 공급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공공개발을 중심으로 한 공급 계획이 실제 입주까지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공개발 착공 목표와 인허가 물량은 제시된 상태지만, 수요자들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단 지적도 있다.
특히 공급 부족 우려와 전월세 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 신뢰 회복을 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신규 주택 공급 사업은 중장기 사업인 만큼 정책 효과를 체감하려면 시간이 필요해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1년 새 매물 잠김과 매매·전세·월세 가격 모두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며 “정부 정책 방향은 부동산 시장 내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완화할 순 있지만 수요를 꺾긴 쉽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집값 안정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윤하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