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장기화에 “일본 식탁에서 바나나 사라질 것”···이유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일본 내 바나나 공급이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일본이 중동 전쟁으로 바나나 수급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바나나 등 열대 과일을 덜 익은 상태로 수입한 후 에틸렌 가스가 가득 찬 가공실에서 인위적으로 숙성시킨 후 유통한다. 푸른색 바나나를 유통 가능한 상태로 후숙하는 데에는 약 일주일이 걸린다. 에틸렌은 과일이나 채소가 생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데 나프타에서도 추출된다.
일본 식물방역법은 해충의 유입을 막기 위해 완숙된 바나나의 수입을 금지하고 푸른색 바나나만 수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아보카도나 키위 등도 수입 후 에틸렌으로 숙성 과정을 거치지만 바나나 숙성에 필요한 것보다 적은 양이 사용된다.
일본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바나나의 9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지난해 약 100만t의 바나나를 수입했다.

일본의 과일 유통 기업인 파민드의 대변인은 에틸렌의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며 바나나 유통 관련 비용이 10배 가까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파민드 대변인은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일본 식탁에서 바나나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카시 에이지 일본 바나나수입협회 사무총장은 “이 같은 나프타 부족 현상은 50년 만에 최악”이라며 “연료, 포장, 운송 등 석유화학 제품과 관련한 비용이 상승해 소비자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틸렌 부족 현상에 대비해 일본의 과일 유통 업체들은 대체 공급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대신 옥수수 등 기타 원료에서 에틸렌 가스를 생산하는 업체가 일본 기업들에 장비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다만 일본 내 바나나 수급이 당장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카시 사무총장은 “바나나 업계 전체가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일부 수입 업체는 2~3개월 사용할 수 있는 에틸렌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의 과자 업체 가루비(Calbee)는 나프타 공급 부족으로 감자 칩 등 일부 제품을 흑백 포장지로 출시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나프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국내에서 소비하는 나프타의 60%를 수입에 의존해왔다.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에 사용되는 바닐라 향료인 바닐린, 예방접종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주사기 등도 나프타를 원료로 하고 있어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공행진하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지지율도 나프타 수급 불안과 그로 인한 생활 물가 상승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본 정부도 여론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5일 나프타를 원료로 한 석유 제품에 관해 “올해를 넘겨서도 공급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121017001#ENT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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