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만의 색으로 물든 클래식·인디음악·연극… ‘K컬처 브랜드’ 만든다 [나의 삶 나의 길]
공간 변화의 실험
야외 광장에 파라솔·테이블 놓으니
지나가는 곳서 머무는 곳으로 변해
생활속 풀뿌리 문화 생태계 만들어
공연의 차별화 모색
2026년 3월부터 오전 11시 맥모닝 콘서트
60∼70인조 대편성 악단 연주회 눈길
매회 지휘자 바꿔 청년에게 기회 제공
새로운 도전의 시작
6월 여성 중심 ‘영희 페스티벌’ 개최
11월 홍대 뮤지션과 손잡고 ‘인디축제’
연극에선 마방진과 ‘투신’ 공동제작도
조직 개편 승부수
예술본부 신설 2027년 공연기획 매진
동기부여·일할 환경 만들기에 최선
외국인의 문화 경험 공간 역할할 것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공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람들이 공을 차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자연스럽기는 한데 아트센터로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서 많이 바꿔왔고 앞으로 계속 바꿔나갈 생각입니다.”

고 대표 이력은 문화계에서 이채롭다. 첫 직장이 호텔신라였고 두 번째가 삼성에버랜드 식음료 사업부. 서비스업 최전선을 12년간 누빈 뒤 2003년 예술의전당에 들어갔다. 예술의전당에서 그가 처음 맡은 일은 야외축제와 외식사업이었다. 직영 매장 하나로 시작해서 2015년 60억원 매출, 전당 예산의 약 13%를 차지하는 수익원으로 키웠다. 이후 사업개발부장·경영지원부장·감사실장 등을 거치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마포문화재단에서 활용하게 됐다.

맥모닝은 공연 본질에서도 뛰어나다. 자치단체 공연장에서 보기 힘든 60∼70인조 대편성 악단 연주회다. 지휘자 섭외에도 철학을 담았다. “지휘자들이 가장 어려운 상황이에요. 악기 연주자들은 그래도 기회가 많은 편인데 지휘자는 어딘가를 지휘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매회 지휘자가 바뀌어요. 젊은 지휘자들한테 기회를 주자는 의도죠.”

마포문화재단은 연극 쪽에서는 창단 20주년을 맞는 극공작소 마방진 신작 ‘투신’을 공동제작한다. 지난해 말부터 30∼40곳의 기획사를 직접 만난 끝에 내린 선택이다. “마방진이 가장 좋았습니다. 지금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대세인 극단이기에 믿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단체 중에 요즘 잘하는 곳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분들하고는 내년에 같이하자고 약속도 했습니다.”
고 대표는 이미 내년 공연 기획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조직부터 바꿨다. 1본부 1센터 체제를 3본부로 개편하면서 예술본부를 신설했다. “공연 기획을 전담하는 본부와 본부장이 생겼잖아요. 그게 발탁이고 승진이고 동기부여라고 생각해요. 기획자들에게 일할 의욕을 주고 새로운 걸 만들어낼 기회를 주는 거죠. 제가 올해 했던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조직 개편이에요.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죠.”

외국인 관객 유치도 고 대표에겐 중요한 과제다. 바로 옆 서강대 외국인 학생 2000여명과 에어비앤비로 몰리는 연남동·망원동의 외국인들 그리고 K컬처를 경험하고 싶은 모든 외국인이 대상이다. “대형 극장에는 외국인 관객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작지만 외국인들이 공연 보러 와서 K컬처를 만나는 극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새롭게 정비된 마포아트센터 앞 광장에선 마포다운 축제도 열린다. 마포는 전국에서 독립책방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여기서 착안한 ‘무대 위의 책방’이 하반기에 열린다. 마포구 40∼50곳의 독립서점이 참여하는 야외 도서 축제다. 금속·도예·목공·유리공예 등 마포 곳곳의 공방을 모은 ‘공방전’도 신설한다.

●1964년 울산 출생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FS사업부 ●예술의전당 경영지원부장·사업개발부장·감사실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수상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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