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진단] SK넥실리스, 동박 업황 바닥 통과할까…북미 ESS 수요 주목

김유영 기자 2026. 6.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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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동박 업황 부진…수익성 회복 과제
북미 ESS 판매 증가·말레이시아 생산 효율화 전략 추진
차세대 동박 기술 개발 속도…흑자전환 여부 주목
SK넥실리스 정읍공장 전경.  [출처=SK넥실리스]

SKC의 배터리 소재 계열사 SK넥실리스가 장기화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국면 속에서 동박 사업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동박 공급 과잉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와 생산 효율화 전략을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북미 ESS 수요 증가와 가동률 회복 여부가 SK넥실리스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재에 사용되는 초박형 구리막으로 전류를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충전 효율,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인 만큼 전기차와 ESS 산업 성장의 수혜를 받는 대표적인 배터리 소재로 꼽힌다.

SK넥실리스는 초극박 동박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전기차 시장 성장기에 맞춰 국내 정읍 공장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유럽 생산거점 구축에 나서며 공격적인 증설 전략을 추진했다.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동박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국내 대표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업황은 녹록지 않았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고객사 재고 조정,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겹치며 동박 업황 전반이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공격적인 증설 이후 가동률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고정비 부담도 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2~3년이 SK넥실리스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SKC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 부문은 올해 1분기 북미 동박 판매량과 ESS(에너지저장장치)용 출하량이 증가하며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SKC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966억원, 영업손실 287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적자 상태지만 배터리 소재 사업의 회복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은 1,569억원을 기록했으며, 북미 동박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95% 증가했다. ESS용 판매량도 같은 기간 132% 늘어나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공장 전경 [출처=SK넥실리스]

◆ ESS 수요 확대·생산 효율화가 관건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은 ESS 시장 확대와 생산 효율화 전략의 성과 여부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전력 인프라 구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ESS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증권가와 업계는 북미 ESS 시장 확대가 동박 수요 회복의 가장 중요한 촉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넥실리스는 북미 ESS 수요 증가에 대응해 판매 확대에 나서는 한편 국내 생산 물량 일부를 말레이시아로 이전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가 경쟁력이 높은 생산거점을 활용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SKC 역시 올해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 확대를 목표로 제시하며 동박 사업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최근 인터배터리 2026에서 전고체배터리용 집전체와 리튬메탈 배터리용 동박, 드라이공정 대응 고접착 동박 등을 공개했다. 향후 전기차뿐 아니라 ESS, 드론, 로봇, 방산, 항공우주 분야까지 적용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동박 가동률 정상화 역시 지연될 수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공급 과잉 부담도 여전히 변수다. 최근 SKC가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도 이러한 업황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넥실리스의 핵심 과제는 결국 동박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라며 "북미 ESS 수요 확대와 말레이시아 생산 효율화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실적 개선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박 사업 정상화와 함께 차세대 동박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SK넥실리스 '인터배터리 2026'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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