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라 마셔라’ 이젠 옛말…주류 소비 7년 만에 최대 폭 감소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술을 기피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 주류 소비가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 시름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1~3월) 가구의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1만3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감소했다. 이는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수치로, 2019년 분기 통계를 다시 집계한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2023년 4분기(-4.4%)부터 10분기 연속 줄어드는 등 하락세가 고착되는 분위기다.
물가상승분이 반영된 명목 지출로 살펴봐도 술 소비 감소세는 뚜렷하다. 지난 1분기 주류 명목 소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7.5% 감소하며 8분기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가구주 연령대별로 보면, 39살 이하 젊은 가구의 주류 명목 소비지출이 5.7%, 40대 가구가 5.1% 줄어 ‘술을 덜 마시는’ 경향이 수치로 확인됐다. 39살 이하 가구는 5분기 연속, 40대 가구는 9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장년층의 지갑도 눈에 띄게 닫히고 있다. 50대 가구의 주류 명목 소비지출은 10.2% 줄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고, 60살 이상 가구도 6.9% 감소했다. 사실상 전 연령대에서 술을 멀리하는 흐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가계동향조사에서 무알코올 주류가 주류 지출로 합산되어 집계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순수 알코올 소비량의 감소 폭은 통계 수치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주류 소비 감소 현상은 주류 출고량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기준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5만1천킬로리터(㎘)로 집계됐는데, 이는 10년 전인 2014년의 380만8천킬로리터(㎘)보다 17.3% 감소한 수치다. 이는 개인의 건강과 휴식을 우선시 하는 흐름이 확산하고, ‘부어라 마셔라’ 식의 집단적 음주 문화가 바뀐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번 술을 마실 때 지나치게 많은 양을 마시는 폭음 문화도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7개 시도의 월간 폭음률 중앙값은 33.8%로 전년(35.8%) 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 전반의 수요 위축과 취향 변화가 두드러지면서 국내 주류업계는 알코올 도수를 낮춘 저도주 라인업을 강화하거나, 무알콜·논알콜 제품을 확대하는 등 다변화된 소비자 취향을 잡기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맛과 분위기는 즐기되 건강은 해치지 않으려는 이른바 ‘헬시 플레저’족을 사로잡기 위해 칼로리를 대폭 낮춘 제품도 잇따라 출시하는 추세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도수 변경은 약 2년4개월 만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저도화 트렌드로 소비자의 도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해 이번 리뉴얼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6·3 지선에 숨은 ‘차기 대권’…여야 전략통이 짚었다
- 이승환 “구미 세금으로 배상금 지연 이자 12%…내가 다 아깝다”
- [단독] ‘흉기 난동’ 남극기지, 폭언·폭행·성희롱 신고 누적…“곪은 게 터져”
- [속보] 6·3 지선 투표율 오전7시 2.0%…경북 2.6% 가장 높아
- 이름 대신 ‘1번’…20대 희생자 2명, 입사 석달밖에 안된 계약직이었다
- ‘츄파춥스님’ 극락왕생 하소서…생전 30억 기부하고 ‘보리’ 곁으로
- ‘스타벅스 사태’에 맞서는 법 [홍성수 칼럼]
- 13달러에 추출한 인간 동작…로봇이 배우면 118달러?
- ‘부어라 마셔라’ 이젠 옛말…주류 소비 7년 만에 최대 폭 감소
- 트럼프 “이란과 대화 계속”…협상 중단 보도에 “가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