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는 알지] 녹색 가루의 매력…어디나 어울리는 ‘말차’ 알지?
햇볕 가려 재배해 선명한 녹색과 감칠맛 특징
연하고 거품 있는 ‘박차’와 걸쭉하고 진한 ‘농차’
차선 없어도 괜찮아…소형 전동거품기로 충분
소량 구입해 빠르게 쓰는 것이 최선의 보관법

요즘 해외 음료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색은 ‘녹색’이다. 미국의 건강 식품 편집숍 ‘에레혼’에서는 말차라테가 불티나게 팔리고, 해외와 국내 카페도 앞다퉈 말차 메뉴를 내놓고 있다. 그런데 정작 “말차 한잔 마셔볼까” 하면 어쩐지 낯설게 느껴진다. 말차가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에 응용되고는 있지만 실제 말차를 마시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이제 집에서도 제대로 된 말차를 만들어보자.

명나라 주원장의 잎차 전환 칙령(1391년) 이후로 중국과 한국 모두 잎차를 더 즐기며 말차 문화도 일상에서 찾기 힘들어졌다. 그래도 한국에선 사찰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왔으며, 현대에는 한국식 말차도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은 향과 색이다. 뚜껑을 열었을 때 풋풋하고 은은한 향이 올라와야 한다. 퀴퀴하거나 밋밋한 향이 난다면 산화가 진행된 것이다. 색은 대체로 선명한 청록색이나 옥색이 좋다. 다만 색은 절대 기준이 아니다. 일본 3대 명차인 교토 우지 말차 중에는 오히려 연한 황록빛을 띠는 것도 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20~40g 소량 제품을 권한다.

문정희 가예원 전통문화원장은 “차선을 사용할 때는 원을 그리듯 젓는 것이 아니라 손목 스냅을 살려 앞뒤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쓰기 전에는 차선을 따뜻한 물에 잠시 담가 물을 머금게 한다. 건조한 상태에서 바로 찻물에 넣어 세게 움직이면 대나무살이 부러질 수 있다. 차선을 움직일 때 차완 바닥을 긁듯 누르는 것도 금물이다. 차선은 대나무살 수에 따라 80본, 100본, 120본 등으로 나뉜다.
차선이 없어도 거품이 잘 나오는 말차를 만들 수 있다. 문 원장은 “소형 전동거품기나 수동 거품기, 또는 티스푼을 활용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릇(다완)은 지름 12㎝ 전후, 높이 8㎝ 전후의 입구가 넓은 것이 좋으나, 대체로 집에 있는 큰 도자기 사발이면 충분하다. 다만 밥그릇 크기의 작은 그릇은 어울리지 않는다.
박차는 말차 2g에 70~80℃ 물 70~80㎖를 넣는다. 차숟갈(차시)이 없다면 티스푼을 기준으로 한가득 담으면 약 2g이다. 이를 체에 걸러서 다완에 담는다. 처음부터 바로 물을 넣지 않고, 물을 조금(10㎖) 부어 페이스트를 만든다. 이후 나머지 물을 붓고 차선으로 젓거나 전동 거품기로 거품을 낸다. 감칠맛과 함께 은은하고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농차는 말차 4g에 70~80℃ 물 30~40㎖를 넣고 천천히 섞는다. 걸쭉하고 무게감 있는 맛이 특징이지만,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면 우유에 섞어서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 전통 다도에서 농차는 화과자를 먼저 먹은 뒤, 다완 한개에 담긴 차를 여러 사람이 조금씩 나눠 마신다. 공복을 피하고 양도 자연스럽게 제한된다. 하지만 지금은 말차라테나 말차를 활용한 음료 등으로 하루에 여러 잔을 마시기 쉬워졌다.
문정희 원장은 “가임기 여성, 채식주의자, 임산부, 빈혈이 있는 사람은 주의하는 게 좋다”며 “든든히 식사한 후에 말차를 마시는 게 좋으며, 하루 1~2잔을 기준으로 오전에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다만 냉장·냉동된 말차 모두 냉장고에서 꺼낸 직후 바로 개봉하면 안 된다. 결로 현상으로 말차가 순식간에 눅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은 2~4시간, 냉동은 전날 냉장실로 옮긴 뒤 당일 상온에서 2~4시간 두었다 개봉한다.

디저트 고명으로도 잘 어울린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우유 빙수에 말차 가루를 뿌리거나, 버터에 말차를 섞어 빵에 발라도 좋다. 말차의 향기가 어우러져 새로운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도움말=‘일본녹차수업’(문기영 지음, 이른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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