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 "'군체' 흥행 일등공신? 저는 선장 아냐… 좋은 동료들 덕분"[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6. 6. 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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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체'서 서영철 박사 역
12년 교제 연인 이옥섭 감독 두 차례나 언급
배우 구교환 ⓒ쇼박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구교환이 데뷔 이래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지함과 싸우고 있다'는 최종회 시청률이 5.3%였고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를 수차례 차지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방영이 지속되는 동안 SNS상에서는 '모두가 자신의 무가지함과 싸우고 있다'의 스토리 라인부터 박혜영 작가의 세계관 분석 및 구교환이 연기한 황동만에 대한 긍정적 반응과 비평까지 수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와 뜨거운 인기를 입증시켰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영화 '군체'는 개봉 12일만인 3일 전국 누적 관객수 357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초록불을 켜고 있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내용을 그린 영화. 구교환은 생물학 박사 서영철 역을 맡아 마치 사이비 종교 교주처럼 좀비들을 일사불란하게 지배하는 속내를 알 수 없는 매력적 빌런을 탄생시켰다. 

구교환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구교환은 '모자무싸'의 종영 이후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실제로 '동만아~'라고 불러 주시는 대중들이 많다. 인기를 너무 잘 느끼고 있다. 굉장히 감사하고 동만으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다. 칸 영화제 당시 길을 걷는데 해외 관객분이 '서영철'이라고 불러 주시더라. 너무 기분이 좋았다. 캐릭터 이름으로 불릴 때 배우들은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 연상호 감독 연출작인 영화 '반도', 넷플릭스 '기생수:더 그레이'와 극본 참여 작품인 티빙 드라마 '괴이'에 이어 '군체'로 네 번째 호흡을 이루게 됐다. 기존 작품과 차이점이 있었다면.

▶ 매 작업때마다 연상호 감독님에 대해 새롭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최규석 작가님이 쓰신 시나리오의 작품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됐다. 최규석 작가님의 새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고 새로운 서씨 빌런이 탄생했다. '반도'의 서대위가 불확실한 빌런이었다면 '군체'의 서영철은 강한 확신으로 똘똘 뭉친 빌런이었다. 서대위와 서영철의 퇴장은 다르다. 서영철은 개인적으로 사족 없이 퇴장하고 싶었고 정말 깔끔한 퇴장을 한다. 

배우 구교환 ⓒ쇼박스

- 연상호 감독 현장만의 특징이 있다면. 

▶ 연 감독님은 배우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신다. '군체'를 보시면 모든 배우들에게 특별한 요소를 심어주셨다는 것이 보일 거다. 배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캐릭터성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역할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난다.

- 독립 영화를 연출해본 감독으로서 바라볼 때 연상호 감독의 연출 방식이 끼친 영향이 있다면.

▶ 연 감독님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작가주의 저예산 영화이던 규모가 있는 상업 영화던간에 항상 본인이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히신다. 지금 시점에 하고 싶은 이야기, 시대에 맞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드라마에서 황동만도 모든 스토리에 진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연상호 감독님 작품에도 항상 진심이 있다. 누구보다 신뢰하고 누구보다 연 감독님과의 작업을 좋아한다. 차기작 '실낙원'에도 잠깐 등장한다. 

- 서영철이 다른 좀비들과 교신을 할 때 목을 꺾거나 눈동자를 돌리는 동작들은 스스로 고안해낸 것인가. 

▶ 대본에 기본적인 사항은 나와 있었고 연상호 감독님이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한다. 구체적 행동의 양태들은 제가 만들어낸 거다. 처음 서영철과 좀비들이 교감할 때는 불안정한 통신 상태라 생각해 거칠게 표현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와이파이 신호가 두 칸이 뜨는 것처럼 움직임도 많이 드러내려 했다. 

- JTBC '모자무싸'의 방송 내내 황동만을 연기한 구교환의 인기가 치솟았다. 뜨거운 인기를 몸소 느끼고 있나. 

▶ 실제로 '동만아~'라고 불러 주시는 대중들이 많다. 인기를 너무 잘 느끼고 있다. 굉장히 감사하고 동만으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다. 칸 영화제 당시 길을 걷는데 해외 관객분이 '서영철'이라고 불러 주시더라. 너무 기분이 좋았다. 캐릭터 이름으로 불릴 때 배우들은 매우 행복하다. 

- 황동만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구교환의 실제 모습일 거라 상상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실제 구교환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나. 

▶ 의상 스타일이 비슷하기는 하다. 실제 제 옷을 많이 입고 출연하기도 했다. 사실 저와는 너무 다른 캐릭터다. 그런데 공통점을 찾아주시려 하는 시선은 감사하다. 제가 그렇게 무례하지는 않다. 사실 동만이도 무례하지는 않은 것 같다. 반면 동만이는 저보다 솔직하고 투명하고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내뱉을 줄 아는 사람이다. 저보다 솔직한 사람이고 그래서 동만이를 좋아한다.

-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를 얻고 대중들에게 회자된 캐릭터인데 어떻게 남을 것 같은가.

▶ 영원히 내 머리에 기록되지 않을까. 모든 캐릭터가 그렇기는 하지만 동만은 특별했다. 아, 영철도 섭섭해 할 것 같다. 하지만 빌런이기에 영철은 퇴장이 맞다. 

배우 구교환 ⓒ쇼박스

- 전지현과 첫 호흡을 이룬 소감은?

▶ 정말 연기를 잘 하신다. 이번 작품을 하며 저 혼자 친해졌다고 오해하고 있다.(웃음) 극 안에서 서로 적으로 만나는 역할을 할 때 상대방 배우와 친분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꺠달았다. (현장에서)가깝게 지낸 만큼 더 멀게 표현하는 것도 되더라. 전지현 선배께 배우는 것도 많았다. 액션도 시원시원하시더라. 저는 전지현 선배의 엄청난 팬이었고 제가 생각한 배우 전지현과 실제 마주한 전지현이 같은 사람이더라.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엔딩에서 감염자들이 펼치는 장면은 기존 좀비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비주얼적으로 쾌감을 주는 장면으로 표현됐다. 촬영 에피소드가 있다면?

▶ 둥우리 빌딩 사거리 장면은 우선 야외에 구현된 풀세트였다. 무엇보다 저도 재현된 스케일에 놀랐고 배우들은 그렇게 실감 나는 세트장에 있으면 놀라게 된다. 쇼핑몰도 세트였고 또 오픈 세트에서는 마치 그 거리의 주인이 된 것처럼 더 당당하게 활보할 수 있더라. '군체'의 주인공은 감염자들이었고 단체로 몰려다니는 장면에서 도움이 됐다. 

- 서영철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소감은. 

▶ 서영철은 빌런이기에 그 퇴장이 좋았다. '반도' 서대위와 퇴장이 달랐던 것도 좋았다.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들에서도 빌런의 시원한 퇴장만큼 쾌감을 주는 것은 없었다. 서영철의 영화가 아니었기에 마땅한 퇴장이었고 그렇게 퇴장하고 싶었다. 

- 2편 출연 가능성은 없어졌는데.

▶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서영철은 다른 몸에도 들어갈 수 있는 존재 아닐까. 정신 세계를 공유하는 존재이니 몸은 제가 아니더라도 목소리만 공유도 가능할 것 같다. 

- 매력적 빌런이 탄생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 그만큼 권세정 일행에게 큰 장애물이 되었다는 표현 아닐까. 악역에는 연민을 느낄 필요가 없다. 주인공 일행을 궁지에 몰아 넣고 큰 장애물이 되었다는 평가로 들린다. 서영철을 패고 싶다는 댓글도 봤다. 

- 칸 영화제 참석 소감은. 

▶ 그 순간을 최대한 즐겼다. 제가 평소 정동진 독립영화제를 너무 좋아한다. 정동진 해변가부터 초등학교까지 영화로 물든다. 해변가 놀러온 분들도 영화에 흡수되어버린다. 이번 칸 영화제 또한 칸 자체가 영화로 온통 물들더라.  칸 도시 자체가 어디를 돌아봐도 영화로 물들어 있더라. 자유시간만 나면 그 동네에 앉아서 함께 온 팀들이랑 맥주도 한잔 하고 커피도 한잔 하면서 즐기려 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자체가 즐거웠다. 그냥 제가 그 곳에 있던 순간을 즐겼고 '나중에 또 와야지' 하는 생각은 따로 안했다.

- 연출하는 작품에서 전지현을 캐스팅하고 싶다고 발언했던데.

▶ 전지현 선배를 생각하며 쓴 시나리오도 있고 아직 전지현 선배는 모른다. 이 기사를 보고 놀라지 않으면 좋겠다. 전지현 선배는 '도둑들' 예니콜의 모습도 있고 '암살'에서의 시대의 얼굴도 있고 '베를린'에서의 습기 가득한 건조한 얼굴도 있다. 다양한 이미지에 제가 도움을 받고 싶다. 서영철로서 전지현 선배와 호흡을 주고 받으며 '명탐정 코난' 김전일의 실사화가 전지현 배우 아니었나 생각이 됐다. 배우로서 대단한 능력치였고 전지현이 곧 개연성이었다고 생각한다.

- 방금 전지현을 분석한 것처럼 구교환 배우 스스로를 분석해 본다면.

▶ 그건 남이 해줘야 한다. 전지현 선배께 부탁드리고 싶다. 

- 인터뷰 초반 배우로서 홈런을 타자이기보다 투수에 비유를 했다. 자신이 던지는 공은 변화구와 직구 중 어떤 스타일에 가깝다고 보나?

▶ 포수가 시키는 대로 던진다. 포수는 감독님이거나 촬영 감독님, 상대 배우, 투자사, 제작사 와우 포인트일 수도 있고 많다. 지금 '군체'가 순항하고 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한데 이 순항은 좋은 동료들과 제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결과인 것 같다. 저는 선장이 아니다.

야구가 매회차가 다르듯 지창욱 배우의 구질이 나올 때도 있고 전지현, 고수 선배의 구질이 나올 때도 있다. 모든 배우가 다 마운드에 서고 쓰이면서 서로 바톤 터치를 하듯 이어달리기와 같은 게 아닌가 싶다. 모든 캐스트가 바톤을 주고 받으며 엔딩에 도착하는 것이 영화 아닌가. 모든 콘텐츠는 절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100번을 이야기하라고 해도 100번 똑같이 답할 것 같다. 

배우 구교환 ⓒ쇼박스

- '모자무싸'에서도 그랬고, 서영철 또한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감독 지망생, 빌런과는 차별성이 있다. 구교환 만의 매력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있나. 

▶ 현장을 좋아하는 마음 아닐까. 제가 작업한 작품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군체' 사랑하는 사람 나와"라고 한다면 연상호 감독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 그게 제 장점이다. 

- '군체'와는 어떻게 사랑에 빠졌나. 

▶ 보통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잘 모르지 않나. '군체'는 '기생수:더 그레이'를 찍을 때 연상호 감독이 플러팅을 했다. 최규석 작가님과 '군체'를 쓰고 있다고 이야기하셨다. 프라다와 함께 한 '지옥' 전시회 때 연 감독님이 정진수의 방에 설치 미술을 하셨던 적이 있는데 그날 전시 뒷풀이 자리에서 '저도 껴달라'고 말씀 드렸다. 시간이 지나서 서영철 역할을 제안 받았다. 

- 독립 영화 출연 시절과 달리 흥행작이 연달아 나오면서 구교환만의 독보적 개성이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됐다. 자꾸 꺼내 쓰다 보면 익숙해지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없나. 

▶ 그런 걸 고민할 시간은 없다. 그때 그때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것을 고민하는 순간 연기 이외의 수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연기를 더 이상 안좋아하게 될 것 같아 먼저 차단하고 있다. 내가 어떻게 비춰져야 할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이번에 뭘 해야 할까를 신경 쓰다 보면 그 순간 연기를 하지 않는 것이라 본다. 그 다음부터는 저를 전시하는 것 뿐이다. 저는 어떤 작품에 참여했을 때 작품의 으름으로, 혹은 배역으로 남고 싶은 마음이 더 있다. 

- '모자무싸'에서 황동만에게 형 황진만이 있었던 것처럼 그런 존재가 있나. 

▶ 저에게는 영화가 있다. 오랫동안 황동만처럼 똑같이 영화를 바라본 시간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작업을 사랑하는 태도는 저와 많이 닮아 있는 것도 같다. 저에게도 박경세 감독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서로를 발전시키는 관계로 볼 때 저에게는 이옥섭 감독님이 그런 존재 아닐까. 

- 극중 서영철은 미치광이 과학자로 묘사됐다. 구교환 자신에게도 배우로서 이런 미친 행동이 가능할 것 같다는 부분이 있나. 

▶ 저는 그렇게까지 자신을 파괴하면서 하고 싶지는 않다. 제 장점이 무엇인가 하면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을 잘 수용하는 편이다. 제가 뭔가 되게 고집스러울 거라고 보시는 분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감독님들의 디렉션이 딱딱 꽂히는 배우이고 '조금 바꿔볼까요?'라고 하면 잘 바꾸는 편이다. 나라는 배우를 통해 배역을 만들어내는 연출자들의 개성은 다 다르다. 그 사람의 개성을 흡수하고 나서 그 테이크가 끝난 다음 수정 사항이 무엇인지 묻는 편이다. '정원사들'의 현장에서도 남동혁 감독님이 요구하신 첫 테이크를 끝낸 다음 '뭐 바꾸실 것이 있으신가요?'라고 매번 묻는 편이다. 

- 차기작 소식이 궁금한데. 

▶ 올해 하반기에 이옥섭 감독의 '사랑의 카운셀러'라는 작품이 크랭크인 된다. 이옥섭 단독 연출작이고 그 영화에 제가 제작으로 참여하거나 또 다른 어떤 모습으로든 참여할 것 같다. 출연을 할 수도 있다. 아직 주연배우는 캐스팅 중이고 빨리 주인을 찾기를 바란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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