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잘못하면 사과·취소해야” 공소취소 압박 아니길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을 향해 “혹시라도 무오류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며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은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있어 그에 합당한 책임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은 검찰총장 직무 대행의 업무 보고를 받은 뒤 나온 것이지만, 어떤 사과와 취소인지 추가적 언급이 없었다. 청와대는 “일반적 이야기”라고 했지만,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검찰에 직접 자신과 관련된 사건의 공소 취소를 요구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 공소 취소를 밀어붙이겠다는 예고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게 부여하는 내용의 ‘조작 기소 특검법’을 발의한 뒤 5월 중 처리할 것을 공언했다. 특검이 수사할 사건 12건 중 8건이 대통령 사건이고,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와 민주당 성향 단체들에서조차 피의자가 재판관을 임명해 자기 사건을 없애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공소 취소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며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치자 접전 지역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특검법 처리를 선거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법안의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구체적 시기와 절차에 대해선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고 했다. 속도 조절을 주문했을 뿐 법안 철회를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지방선거 이후에 공소 취소 특검법을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지방선거 투표 직전에 검찰총장 직무 대행 앞에서 사과와 취소까지 언급했으니 누가 봐도 자신에 대한 공소 취소를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주장처럼 조작 기소가 문제라면 특검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기소해 법원의 판단을 받으면 된다.
대통령 관련 사건을 검찰이 직접 공소 취소하도록 압박하거나 특검에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권력으로 ‘셀프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위헌성이 명백한 공소 취소 특검법은 지방선거 때문에 잠시 미룰 게 아니라 법안을 철회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검찰에게 언급한 ‘사과와 취소’라는 것이 자신 사건의 공소 취소가 아니라 권력 기관이 국민 앞에 군림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원칙을 말한 것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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