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휘발유, 소비자물가에 ‘기름’… 경남 3.6% 치솟아

이하은 2026. 6. 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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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 여파, 전국 최고 상승률
생활물가 4.1%↑ … 체감은 더 높아

5월 경남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6% 올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유가 급등의 여파가 석 달째 이어지며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동남지방데이터청이 2일 발표한 ‘5월 경상남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경남 소비자물가지수는 120.38(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2023년 10월(4.0%)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전국 평균(3.1%)을 웃돈다. 지난해 2%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상승률은 올 1·2월 2.3%에서 3월 2.7%, 4월 3.0%, 5월 3.6%로 석 달 만에 1.3%포인트 뛰었다.

물가 상승을 이끈 최대 요인은 기름값이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하락하며 오히려 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3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급반전했다. 3월 10.2%, 4월 22.7%, 5월 24.8%로 상승폭이 석 달째 커지면서 5월 전체 물가 상승분 가운데 석유류가 1.12%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실제 주유소 가격도 이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경남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호르무즈 사태 이전인 지난 2월 리터(L)당 1673원에서 5월 1989원으로 316원(18.9%) 올랐다.

한 달에 2~3회 주유하는 김다영(26) 씨는 “일부 주유소는 가격이 조금 내렸지만 여전히 2000원에 육박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언제 또 오를지 모르니 항상 가득 채워 넣게 된다”고 말했다.

기름값만이 아니다. 생활물가지수는 4.1%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은 물론 전국 평균(3.3%)도 웃돌았다. 음식·숙박 3.5%, 보험서비스료 13.4%, 공동주택 관리비 6.7%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 가격도 줄줄이 인상했다.

고물가 압박은 소상공인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5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에서 경남 소상공인 체감경기(BSI)는 76.2로 기준선(100)을 밑돌았고, 전국 소상공인 비용 상황 BSI는 118.8로 원가 부담이 늘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신영철 경남소상공인연합회장은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도민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물가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2일 열린 회의에서 “중동 상황과 유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커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3%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물가 고착화 우려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마저 긴축에 무게가 실리면서 지역 경제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하은 기자 eundori@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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