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신성’ 야말 대관식 열까… 우루과이 ‘세대교체’ 시험대
스페인, 패스·공격 절정… 우승 1순위
‘유로 정상 주역’ 로드리 발끝 예열
우루과이, 중원 압박·공수전환 강점
‘새 간판’ 발베르데 특급 활약 주목
사우디 ‘자이언트 킬러’ 본능 기대
카보베르데 ‘아프리카 돌풍’ 관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H조는 ‘2강’(스페인·우루과이)-‘2약’(사우디아라비아·카보베르데) 구도가 뚜렷해 보인다. 2강의 수성과 2약의 이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스페인의 에이스는 2007년생의 ‘신성’ 라민 야말(FC바르셀로나)이다. ‘21세기 축구황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달았던 바르셀로나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은 야말은 메시를 잇는 차세대 축구황제 0순위로 꼽히는 선수다. 좁은 공간에서도 상대를 쉽게 벗겨내는 현란한 드리블 돌파에 폭넓은 시야와 정확한 킥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인 패스, 그리고 골 결정력까지 현시점 축구 선수의 최종진화형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야말은 지난 4월 경기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우려를 샀지만, 월드컵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돼 북중미를 차세대 축구황제 대관식 무대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야말이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것은 중원 사령관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의 존재 덕분이다. 스페인의 유로 2024 우승을 이끌며 발롱도르까지 품었던 로드리는 미드필더 중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로드리가 2선과 3선을 오가며 안정적인 패스 플레이와 볼배급을 해주기에 스페인의 중원은 언제나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 어쩌면 스페인의 우승은 야말보다는 로드리의 발끝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미의 전통적 강호 우루과이는 안정적인 2위 수성과 동시에 스페인의 아성에 도전한다. 2023년부터 우루과이 대표팀을 맡고 있는 70세의 아르헨티나 출신 백전노장 비엘사 감독은 전술의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공격적인 축구 철학으로 유명하다. 비엘사의 지휘 아래 세대교체를 단행한 우루과이는 2007년부터 2024년까지 A매치 143경기 69골을 터뜨리며 간판으로 활약해 온 루이스 수아레스(인터 마이애미)를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수아레스 없이도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비엘사 감독의 자신감이다.
이제 우루과이의 새로운 간판은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다. 왕성한 활동량과 강한 압박으로 경기 템포와 공수 전환 속도를 조절하는 중원 사령관인 발베르데는 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땐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득점력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수아레스 대신 골을 넣어줘야 할 다르윈 누녜스의 최근 대표팀에서의 부진은 우루과이의 고민이다.
1994 미국 월드컵에서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16강을 이뤄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객관적인 전력상 3위가 현실적인 목표다. 다만 4년 전 카타르에서도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아르헨티나에 유리한 패배(1-2)를 안길 정도로 ‘자이언트 킬러’의 명성이 높다. 당시 아르헨티나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살렘 알 다우사리는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다만 선수들 대부분이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어 유럽이나 남미 강호들과의 실전 경험이 부족한 게 약점으로 꼽힌다.
대서양의 인구 52만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사상 첫 월드컵에 나선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아이슬란드(당시 인구 33만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인구가 적은 월드컵 출전국이다. 아프리카 예선에서 7승2무1패로 전통의 강호 카메룬을 제치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그간의 실적이나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는 H조 최하위가 유력하지만, 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냈다. 히앙 멘드스(으드르 FK)의 조율 아래 안정된 조직력을 뽐낸다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32강 토너먼트 진출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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