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이 물질' 쌓일수록 피로감 커져… 의욕도 떨어진다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 높을수록 피로감·의욕 저하
비타민 B·엽산 부족 시 축적… 영양 상태 점검 필요

비타민 부족으로 인해 제때 분해되지 못한 '특정 아미노산'이 혈액 속에 쌓이면, 피로감과 무기력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 공립대학교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602명을 대상으로 혈액 수치와 피로도 및 의욕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현대인의 고질병인 만성 피로와 관련된 새로운 단서를 혈관 속에 쌓이는 대사 물질에서 찾아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 고베와 오사카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602명(남성 204명, 여성 39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의 혈액을 채취해 혈중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 농도를 측정한 뒤, 이 수치에 따라 성별로 각각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이후 설문조사를 통해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신체적 피로도와 목표를 향해 행동하려는 의욕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와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을수록 나타나는 피로 관련 양상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가장 낮은 그룹이 가장 높은 그룹에 비해 신체적 피로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았다. 반면 여성은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가장 높은 그룹의 의욕 점수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평균 5.62점가량 뚜렷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수면 부족이나 과도한 업무, 운동 부족 등 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일상적인 원인들을 꼼꼼히 제외하고 분석했을 때도 이 같은 연관성은 뚜렷하게 유지됐다.
호모시스테인은 우리 몸이 단백질을 대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아미노산이다. 평소 우리 몸에 비타민 B군(B12)이나 엽산이 충분하면 유용하게 재활용되거나 무해하게 처리되지만, 영양소가 부족하면 분해되지 못하고 혈관 속에 고스란히 남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이처럼 혈액에 쌓인 호모시스테인이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뇌와 신경계에서 활력과 의욕을 담당하는 신경 조절 물질의 원활한 생성을 방해해, 결과적으로 피로감과 의욕 저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히로아키 카노우치(Hiroaki Kanouchi)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체의 주요 대사 지표인 호모시스테인이 피로와 의욕 저하에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라며, "향후 장기간의 추적 조사와 명확한 원인 규명을 통해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추는 것이 직접적으로 피로 관련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ons of Plasma Homocysteine Reflecting Vitamin B12 and Folate Status with Fatigue-Related Outcomes in Healthy Adults: 건강한 성인의 비타민 B12 및 엽산 상태를 반영하는 혈장 호모시스테인과 피로 관련 결과의 연관성)는 2026년 3월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됐다.
임수한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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