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유기견은 모두 버려진 동물일까?

휴가철이나 명절이 되면 유기견 문제가 다시 주목 받는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반려견을 버리고 떠나는 사람과 그 사람의 뒤를 따라 뛰는 개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이 되었다. 과거에는 이런 광고와 캠페인이 필요했다. 반려동물 유기가 범죄라는 사실조차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기견은 모두 그렇게 버려진 동물일까? 실제로 동물보호소에 들어오는 개들의 사연은 훨씬 복잡하다. 우연히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개도 있고, 보호자가 병원에 입원하거나 변고가 생겨 돌봄이 끊긴 개도 있다. 누군가 고의로 버린 개들도 있지만, 애초에 책임 있게 관리되지 않은 번식의 결과로 태어나 떠돌게 된 개들도 많다. 만약 보호소의 개들을 모두 '나쁜 보호자가 버린 개'로만 이해하면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
2024년 전국 지자체의 유기·유실동물 구조 건수는 약 10만7천 마리였다. 보호소에 들어온 동물 중 대략 절반은 보호자에게 반환되거나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된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가량은 안락사되거나 보호소 안에서 질병 등으로 폐사한다. 지자체 보호소는 동물이 새 삶을 얻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동물이 죽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현장에서 '진도 믹스견'으로 불리는 중대형 믹스견들은 보호소에 더 많이 들어오고, 더 오래 머물며, 입양 가능성도 낮다. 결국 이 개들이 안락사와 폐사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국내에서 태어나는 개들의 경로를 거칠게 나누면 세 갈래가 보인다. 첫째는 개식용 농장이다. 개식용종식법에 따라 2027년부터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유통·판매는 모두 금지된다. 둘째는 번식장이다. 흔히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영업허가를 받은 번식업자들이 품종견을 대량 번식시키고, 이 개들은 경매장을 거쳐 펫숍으로 공급된다. 셋째는 농촌과 외곽 지역의 실외사육견, 소위 마당개다. 이 세 번째 경로가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마당개는 대개 묶여 있거나 울타리 안에 있으므로 번식과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동네를 배회하는 개와 묶여 있는 개 사이에서 새끼가 태어나기도 하고, 중성화 필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 보호자로 인해 마당에서 계속 새끼가 생기기도 한다. 개가 태어난 뒤에는 이미 늦는다. 보호자는 주변 사람에게 좋은 데 보내 달라며 새끼를 나누어 주고, 그중 일부는 좋은 가정을 만나지만 일부는 다시 방치되거나 떠돌다가 보호소로 들어가기도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년 실시하는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서 십수 년째 반려동물 입양 경로 1위는 '지인에게 무료로 분양받음'이다. 우리는 이를 입양이라고 부르지만, 그 안에는 계획되지 않은 번식의 결과로 태어난 새끼를 주변에 나누어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선의의 무료 분양이라도 동물등록, 중성화, 사육 책임이 뒤따르지 않으면 또 다른 유기·유실동물 발생의 출발점이 된다.
동물 유기는 범죄다. 그러나 버리는 사람을 탓하는 것만으로는 보호소에 들어오는 개의 흐름을 줄일 수 없다. 어디에서 개가 태어나고, 누가 기르고, 어떻게 이동하고, 언제 사라지는지 국가와 지자체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동물보호법상 의무이지만 현실에선 유명무실한 동물등록제도를 손보고, 적극적인 실외사육견 중성화 지원을 통해 유기동물 발생 원인을 차단해야 한다.
유기견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관리되지 않은 번식, 책임 없는 분양, 느슨한 동물등록제, 마당에 묶어 키우는 오래되고 잘못된 사육 관행 속에서 만들어진다. 유기동물 보호소는 단지 그 결과가 마지막으로 모이는 곳일 뿐이다. 유기견 문제를 줄이려면 버리는 사람만 볼 것이 아니라, 국내의 개들이 태어나는 마당을 함께 봐야 한다.
김영환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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