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이유서 늦어서 각하’…헌재, 재판소원 따진다

항소이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한 법원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재판소원 사건이 6번째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올랐다.
헌재는 외국 선박업체 A사가 “2심과 대법원 결정이 적법절차 원칙에 반하고,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며 지난달 23일 청구한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2일 밝혔다.
헌재가 재판소원을 시행한 지난 3월12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접수한 재판소원 사건은 총 800건이다. 이 가운데 전원재판부에 올라간 사건은 6건이고, 각하된 사건은 676건이다.
A사는 2022년 10월 발생한 선박과 하역기 간 충돌 사고와 관련해 선박임차인(선체용선자)으로서 손해배상 청구를 당했다.
1심을 맡은 부산지법은 A사가 외국에 있어 송달이 여의치 않자, 공시송달 명령을 내렸다. 공시송달은 재판 당사자의 주소 등을 알 수 없어 소송 서류를 보낼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공보 등에 소송 서류를 게재하고 서류를 전달했다고 간주하는 절차다.
1심 법원은 A사에 모든 소송서류를 공시송달로 보내 재판을 진행했고, 지난해 8월 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 판결 역시 공시송달로 처리돼 같은 달 확정됐다.
뒤늦게 판결 사실을 알게 된 A사는 지난해 10월 2심 법원인 부산고법에 추후보완항소(추완항소)를 제기했다. 추완항소는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로 통상의 항소 기일인 2주를 넘겼을 때 항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부산고법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항소기록 접수통지서를 보냈고, A사는 그해 12월12일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연장신청서를 제출했다. 부산고법은 그달 15일에 제출기간을 1개월 연장한다고 결정했고, A사는 연장 결정에 따라 올해 1월15일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부산고법은 “A사가 제출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직권으로 조사할 사유가 없다”며 항소 각하 결정을 내렸다. A사는 즉시항고를 냈으나 대법원은 4월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앞서 헌재가 사전심사를 거쳐 전원재판부에 넘긴 재판소원 사건 2건도 법원의 항소 각하 결정이 문제가 됐다. 두 사건 모두 항소이유서를 늦게 제출했다는 이유로 항소를 각하한 법원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다. 이 사건 청구인들은 각각 자신의 사건에 대해 항소이유서를 냈는데도 법원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를 각하한 판결이 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사건의 쟁점은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과 항소이유서 미제출에 따른 항소 각하 결정을 규정하고 있는 민사소송법의 위헌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사소송법은 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 항소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를 각하하도록 한다. 헌재는 이 조항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헌법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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