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선택적 침묵’ 왜?... 삼성전자 언급 않고 하이닉스만 칭찬

안별 기자 2026. 6. 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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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톡]
젠슨 황의 ‘밀당’ 전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시내 해산물 식당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이트’에 입장하고 있다. /김민재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에 국내 반도체 거두들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발단은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콘퍼런스 ‘GTC 2026’ 직후 열린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만찬이었습니다. 황 CEO는 차세대 AI(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별화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SK하이닉스만 콕 집어 “SK하이닉스의 성공이 정말 기쁘다”며 극찬한 반면, 삼성전자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먼저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하며 기세를 잡은 쪽은 삼성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최종 조율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가 판세를 뒤집는 모양새인데도, 황 CEO는 SK하이닉스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겁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황 CEO 특유의 비즈니스 외교학과 공급망 관리 ‘밀당’ 전략이 작동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 ‘블랙웰’에 탑재되는 HBM3E 물량 대부분은 사실상 SK하이닉스가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당장 엔비디아의 매출을 책임지는 주력 공급사에 전폭적 신뢰를 보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황 CEO가 “SK하이닉스와 우리는 매우 긴 관계를 이어왔다”고 강조한 것도 기존 핵심 파트너를 안심시키기 위한 ‘비즈니스적 의리’의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번 언급은 SK하이닉스를 향한 무언의 압박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가 HBM4 양산 출하를 먼저 시작했음에도, 대량 물량 공급 계약은 SK하이닉스와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CEO 입장에서 계약은 맺었으나, 아직 양산 출하 전 단계인 SK하이닉스를 재촉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삼성전자를 자극해 품질 경쟁을 유도하고 향후 가격 협상에서 엔비디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겁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을 만한 답변”이라며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속 쓰릴 만한 대답이지만, 큰 산은 넘었으니 차근차근 올라가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가 턱밑까지 쫓아온 현실을 직시하고, 삼성전자 역시 일희일비하지 않고 사업 확대에 집중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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