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D-1] 텃밭 흔드는 ‘흰색 돌풍’ 앞…정청래·장동혁 ‘노심초사’

박성의 기자 2026. 6. 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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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소속 김관영, 민주 이원택과 ‘초접전’
金 “내가 당선되면 정청래 사퇴가 상식”
부산 북갑 무소속 한동훈, ‘당선 후 국힘 복당’ 자신
韓 “박민식은 장동혁 아바타…보수 재건할 것”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상식으로는 내가 당선되면 정청래 대표가 사퇴해야지 맞다고 본다. 8월에 전당대회가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 지도부가 바뀌도록 노력할 거다."(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

"장동혁 당권파로부터 부당하게 찍혀 제명당하는 날 나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했다. 그 약속을 지킬 것이다."(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

6·3 지방선거의 마지막 변수로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지목된다. 특히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전북과 국민의힘의 전략 지역인 부산 북갑에서 각각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가 판세를 흔들면서, 여야 지도부의 긴장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두 후보 모두 선거 결과를 당내 권력 구도와 연결 짓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득표율과 당락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향후 입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흔드는 김관영…"내가 이기면 내려오라"

가장 먼저 시선이 쏠리는 곳은 전북이다. 전북은 민주당의 오랜 텃밭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격전지로 분류된다. 민주당에서 '대리비 지급' 논란 끝에 제명된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가 이원택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와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다.

특히 김 후보가 정청래 민주당 대표 체제에 대한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전북지사 선거가 '정청래 재신임 투표' 성격을 띠게 됐다. 김 후보는 이날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내가 승리하면 정 대표가 사퇴하거나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며 "정 대표와 조승래 사무총장의 연이은 비판 발언은 김관영이 당선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당선 이후를 벌써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대표로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보이더라도, 전북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밀릴 경우 승리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특히 김 후보가 공개적으로 정 대표 사퇴론을 띄운 만큼, 실제 당선 또는 박빙 성적을 거둘 경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내부의 지도부 재편론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크다. 전북지사 선거가 지역 선거를 넘어 민주당 권력 구도의 전초전으로 읽히는 이유다.

민주당 지도부는 '선물 보따리'를 앞세워 전북 민심에 구애하고 있다. 당의 '투톱'인 한병도 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전북을 찾아 "저 한병도가 원내대표로서 전북 도민 앞에 확실하게 약속드린다"며 "이원택이 전북도지사가 되면 국회 다수당인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이원택의 예산 보증 수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청래 대표는 이날 전북 대신 강원과 경기, 서울 유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기간 전북을 한 차례 찾는 데 그쳤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전북 선거에 과도하게 힘을 싣는 모습이 자칫 8월 전당대회와 연임을 의식한 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가 5월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딴 곳을 응시하며 앉아 있다. ⓒ연합뉴스

부산 흔드는 한동훈에…장동혁 지도부 '촉각'

국민의힘 역시 부산 북갑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한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장동혁 아바타' 프레임을 부각하며 보수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뿐 아니라, 당 밖으로 나간 한 후보와의 보수 주도권 경쟁까지 동시에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한 후보는 자신의 당선을 '국민의힘 개혁의 신호탄'으로 정의하고 있다. 나아가 배지를 달면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 장동혁 체제에 대항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 후보는 전날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아바타를 보내 이번 선거에 뛰어 들었고, 장동혁 당권파 역시 박민식 후보를 아바타로 내세웠다"며 "그 두 가지 모두를 극복해야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 정권과 (국민의힘에서 장동혁 대표를 지지하는) 당권파에게 진짜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줄 기회가 바로 6월3일 부산 북갑의 재·보궐선거"라면서 "오른쪽 날개가 꺾인 대한민국의 균형추를 맞춰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박살 낼 수 있도록 제게 표를 몰아달라"고 했다.

한 후보의 선전포고에, 부산 북갑의 선거 결과가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을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밀리거나, 보수 표 분산으로 패배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질 수 있다. 특히 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장 대표 체제는 당내 비주류와 친한(親한동훈)계의 반발을 동시에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한 후보를 둘러싼 '유사 선거사무소 운영 의혹' 등을 거론하며 막판 보수 결집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청년 투표 참여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선거판을 혼탁하게 만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례가 유독 많다"라며 "한동훈은 유사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의혹에 조직적 위장전입 의혹까지 제기됐다"고 했다.

결국 6·3 지방선거의 마지막 승부처에서 '흰색 주자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드느냐에 따라, 선거 다음 날 여야 지도부의 표정도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 모두 대권을 바라보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유례없는 당권 연임을 노릴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면 이들을 견제할 주자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당권을 두고 여야 양쪽의 내분이 동시에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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