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5 세계 첫 공개 … 하이닉스 "생산능력 전속력 확대"

박민기 기자(mkp@mk.co.kr),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2026. 6. 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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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대만서 차세대 반도체 청사진
삼성전자, 기술력 강화
냉각 신기술 '히트 패스 블록'
후발주자 이미지 벗고 반격
SK하이닉스, 물량확대 집중
최태원 "비용늘어도 생산확대"
메모리 캐파 삼성 수준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고 있는 '컴퓨텍스 2026' 현장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엄지 척' 포즈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향후 5년 안에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캐파)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향후 시장에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의미와 함께 삼성전자에 필적하는 캐파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6' 전시장 내 SK하이닉스 부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메모리 병목 현상은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라며 "캐파 확대를 전속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향후 5년 내 전체 캐파를 두 배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D램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월 70만장, SK하이닉스는 50만장 정도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 계획대로 확대되면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게 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 M15X·P&T7,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국 어드밴스트 패키징 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생산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D램에서는 전반적인 기술 수준에서 삼성전자를 많이 따라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낸드 메모리도 솔리다임 인수 등을 통해 캐파를 크게 늘렸다.

격차가 큰 것은 생산능력이다. 1일(현지시간)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5%로 1위를 차지해 2위인 SK하이닉스의 28.8%와 10%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지난 분기만 해도 4.1%포인트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캐파의 상당 부분을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할애하고 있어 수익성이 더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고성능화로 HBM 관련 시장 수요가 물량을 넘어 발열·패키징 기술력으로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AI 가속기 성능 경쟁에 속도가 붙을수록 얼마나 메모리를 높게 쌓고 열관리를 잘하느냐가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냉각기술 확보전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컴퓨텍스 2026'에서 8세대 HBM인 HBM5의 실물 모형(모크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업계 최초로 HBM4를 양산하고 HBM4E 샘플을 출하한 데 이어 HBM5 모크업을 공개한 것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다.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우리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지·열관리 시스템을 통합해 최적화할 수 있는 방향을 선보여 많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BM5에 처음 적용할 핵심 열관리 기술로 히트 패스 블록(HPB·Heat Path Block)을 소개했다. HBM을 고층으로 쌓을수록 내부에 열이 갇히는 문제가 커진다. 이때 HPB는 굴뚝 같은 별도의 열전달 경로를 만들어 발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HBM4E와 HBM5의 적층 구조를 최대 20단으로 구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HBM4E 기반으로 HPB 기술 구현과 검증을 마쳤고 HBM5부터 본격 적용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HBM5에는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한 베이스다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차세대 솔루션인 iHBM을 선보이며 열관리 경쟁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HBM과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잇는 핵심 연결부에 일체형 냉각 요소(ICE)를 적용해 열이 집중되는 지점을 바로 식히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구조보다 열 저항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것이 SK하이닉스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냉각기술을 강조하는 것은 AI 반도체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HBM 경쟁은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공급하느냐에 집중됐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이 GPU·중앙처리장치(CPU)·네트워크·스토리지 등이 랙 단위로 결합된 'AI 팩토리' 형태로 진화하면서 전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발열제어, 적층 안정성, 패키징 수율이 성능을 좌우하게 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공급망 병목을 설명하며 HBM뿐만 아니라 웨이퍼·패키징·커넥터·실리콘 포토닉스까지 함께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타이베이 박민기 기자 / 서울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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