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달러 상장 레이스 … 오픈AI에 선수 친 앤스로픽
평가액 9650억弗, 오픈AI 추월
GPU·인재확보 경쟁 선점 나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오픈AI보다 먼저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면서 AI 업계의 '1조달러 상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상장 경쟁이 아니라 AI 시대 핵심 자원인 반도체, 데이터센터, 인재 확보를 위한 실탄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앤스로픽은 1일(현지시간) 비공개 방식으로 미국 증권당국에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비공개 IPO 신청은 기업이 재무정보와 사업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기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사전 심사를 진행하는 절차다.
앤스로픽은 최근 진행한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 9650억달러를 인정받으며 처음으로 오픈AI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3월 오픈AI가 평가받은 8520억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양 사 경쟁은 단순한 자존심 싸움을 넘어 AI 인프라스트럭처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AI 모델 성능이 높아질수록 막대한 양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데이터센터, 전력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먼저 상장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AI 패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특히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AI 사업을 결합해 새로운 AI 인프라 경쟁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앤스로픽과 오픈AI 모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앤스로픽은 최근 스페이스X와 대규모 컴퓨팅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029년까지 최대 45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누가 먼저 상장하느냐'가 향후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슈 케네디 르네상스캐피털 수석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먼저 상장하는 기업이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위험도 존재한다. AI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 비용과 실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현재 AI 기업들은 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IPO 이니셔티브 책임자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은 사업 구조가 상당히 비슷하다"며 "한 기업만 압도적으로 높은 가치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 역시 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픈AI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수주 내 비공개 IPO 신청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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