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저널리즘 위에 세워졌다 … 수익도 뉴스룸으로 흘러와야"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6. 6. 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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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뉴스미디어총회…60여 개국 450개 언론사 참석
NYT 회장, 빅테크에 직격탄
"언론사의 독자·수익 빼앗아
AI 학습정보 대가 지불해야"
'제로 클릭' 대응방안도 화두
독자 안와도 에이전트는 온다
AI대상 구독모델 필요 조언도
제77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선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뉴욕타임스(NYT)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세계신문협회

"인공지능(AI)은 저널리즘 위에 세워졌다. 그 가치가 뉴스룸으로 흘러들어와야 한다."

1일(현지시간) 세계신문협회(WAN-IFRA) 주최로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개막한 제77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 2026(WNMC 2026)에선 생성형 AI로 콘텐츠를 집어삼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학습에 뉴스 콘텐츠를 활용한 데 따른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문은 오픈AI, MS, 퍼플렉시티 등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뉴욕타임스(NYT)의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회장이 열었다. 이날 총회 기조연설에 나선 그는 "AI 기업들은 전례 없는 규모로 자행된, 뻔뻔한 지식재산권 절도로 공론장을 강탈하고 있다"며 "뉴스 웹사이트를 긁어가 재포장하면서 언론사로 갔어야 할 독자와 수익을 빼돌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언론사는 AI가 가져올 좋은 것을 원해야하지만, 기술기업도 AI를 움직이는 정보와 아이디어, 창의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디나 하임가르트너 세계신문협회 회장도 "사실을 생산하는데 비용을 지출하는 이들이, 정작 AI가 그것을 되팔 때 보상받지 못한다면 제대로 작동하는 정보 생태계란 있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올해 총회는 '떠오르는 목소리, 대두되는 위험, 영감을 주는 미래'라는 주제로 사흘간 열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AI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지만, 행사 공식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미디어 속 인공지능'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디어 기업들은 빅테크 기업을 경계하면서도 뉴스 제작과 회사 운영, 수익화에 AI를 적극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오픈AI가 지원하는 뉴스룸 AI 도입 프로그램 'AI 촉매'에 참여한 135개사를 분석한 영국 뉴스컨설팅사 Fathm의 톰 트레위너드 창업자는 "AI 활용이 시제품을 넘어 실제 운영 가능한 시스템 구축 단계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지 않고 AI 검색만으로 정보를 얻는 '제로 클릭' 시대에 대처해야 한다는 고언도 나왔다. 사람 대신 AI 에이전트가 홈페이지를 방문해 뉴스를 찾는 시대에 맞춰 AI를 위한 구독모델을 고안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캐나다 AI 스타트업 미잘의 플로랑 도당 공동창업자는 "독자는 더 이상 당신의 웹사이트에 오지 않지만, 그들의 에이전트는 올 수 있다"며 "에이전트가 콘텐츠에 접근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AI에이전트가 공론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반론도 있었다. AI 답변에 포함될 콘텐츠의 노출이 AI에이전트와의 계약 여부에 달려있다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콘텐츠여도 빛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크리스토퍼 이즈리얼 AI 및 디지털 전략 컨설턴트는 "계약 체결 여부가 (노출)순위에 들어가는 조건이 된다면, 이것은 단지 저널리즘이나 윤리의 문제가 아니다"며 "시민적이고 민주주의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AFP 사진기자 모하메드 아베드(왼쪽)와 로이터 사진기자 모하메드 살렘이 1일(현지시간) '자유의 황금펜'상을 수상했다. AFP연합뉴스

언론 자유 수호에 힘쓴 언론인에게 수여되는 '자유의 황금펜'상은 가자지구에서 활동한 사진·영상 기자들에게 돌아갔다. 2023년 10월 이후 가자지구의 포성이 멎지 않는 가운데 목숨을 걸고 전황과 주민들의 참상을 기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후 가자 전쟁과 관련해 260명이 넘는 언론인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들 중 최소 64명은 이스라엘군의 표적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은 기자들을 대표해 주요 국제 뉴스통신사인 AFP통신, AP통신, 로이터통신의 언론인들이 받았다.

수락 연설에 나선 모하메드 살렘 로이터통신 기자는 "저는 전쟁에서 언론인이었던 형제를 잃었다"며 "상실은 사라지지 않지만 일은 계속된다. 기록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남아 있는 가자의 언론인들에게 말한다. 이 상은 여러분들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일에는 가자지구에서 현장을 누빈 AFP통신 기자들의 분투를 담은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가자(Inside Gaza)'가 상영된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세계신문협회 측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는 60여 개국 450개사에서 1300여 명이 참석했다.

[마르세유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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