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와줘…너무 적나" 사상구청장 후보 돈선거 정황
지역단체 간부 주장…녹취록 폭로
선관위 조사…조 후보는 연락두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 투표 직전 부산 사상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조병길 후보가 지역 내 단체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며 금품을 준 정황이 드러났다. 조 후보는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녹취 파일에는 그가 현금을 주고 돌려받는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조병길 사상구청장 후보자를 상대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국제신문 취재진이 확보한 녹취 파일에는 조 후보가 사상구의 한 단체 간부에게 지지를 요청하며 돈을 건네고 되돌려 받는 상황이 고스란히 녹음돼 있었다.
조 후보는 지난달 한 단체가 주최한 행사장을 찾았다. 이날 조 후보는 행사를 연 단체 간부를 자신의 차로 불렀다. 차 안에서 그는 “인간적으로 좀 도와도. 내가 조직이 있나 뭐가 있나. 형편이 그렇다. 나중에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차나 한잔 사주고 좀 해도”라며 현금 10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조 후보는 봉투를 건넨 뒤 해당 단체 숙원 사업을 일일이 언급하며 구청장 선거에 당선되면 구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약속했다.
조 후보는 2022년 열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사상구청장에 당선됐다. 조 후보가 사상구 관내 재개발 정비 사업 구역에 포함된 주택을 사 이해충돌 논란이 일자 지난해 국힘은 그를 제명했고, 조 후보는 당의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다.
봉투를 돌려줄 새도 없이 조 후보가 행사장을 떠나자 단체 간부 A 씨는 당일 저녁 곧장 조 후보를 찾아갔다. A 씨가 봉투를 돌려주자 조 후보는 다시금 회유에 나섰다. 돈봉투를 받는 게 부적절하다는 A 씨 말에 조 후보는 “(액수가) 너무 적나. 너무 적나. 너무 적어서 그렇나?”라고 말했다. 조 후보의 거듭된 회유에 A 씨는 어렵사리 그에게 돈봉투를 돌려줄 수 있었다.
조 후보가 돈까지 건네며 무리한 선거 운동에 나선 배경은 무소속 후보 신분으로는 당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조 후보가 A 씨가 속한 단체뿐만 아니라 집단 표를 끌어올 수 있는 다른 단체 여러 곳에도 돈봉투를 줬을 거라고 의혹을 제기하며 선관위와 경찰의 조사를 촉구했다. 시선관위는 “조병길 후보에 관한 제보가 접수돼 있다. 조사 진행 상황에 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조병길 후보에게 돈 봉투 제공과 관련해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조 후보는 휴대전화를 꺼놓아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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