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특집] 숭고한 역사 현장 '수원 현충시설'
호국보훈 상징 공간
인계예술공원 '현충탑' 애국정신·민족정기 상징
국가기념일마다 참배…참전유공자 공적비도
순국선열 추모 공간
팔달산 '3·1독립기념탑'…일본 공적비 자리에 설립
화성행궁 봉수당·연무대·삼일중 등 역사의 현장
성대 김창숙 선생·올림픽공원 임면수 선생 '동상'
호국영령 추모 공간
수원고·농생명과학고 '6·25학도병 기념비·상'
경기남부경찰청 '충혼탑'·공군부대 '충의탑'도
프랑스군 참전기념비 등 다양한 현충시설 존재

6월은 민주주의와 호국보훈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는 달이다.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시민들은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대표를 선택하고, 사흘 뒤인 6일 현충일에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한다. 투표와 추모는 서로 다른 행위처럼 보이지만 자유로운 선택과 평화로운 일상이 수많은 희생 위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수원에는 이러한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현충시설 15곳이 남아 있다.
독립운동의 함성이 울려 퍼졌던 현장부터 전쟁에 나선 학도병, 국가를 지키다 희생된 군인과 경찰을 기리는 공간까지 다양하다. 시민들의 일상 속에 자리한 현충시설을 따라가며 수원이 간직한 호국보훈의 역사를 되짚어봤다.
수원시는 경기도 최대 규모 도시 가운데 하나로, 오랜 역사와 함께 다양한 현충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지정 현충시설은 독립운동 유적부터 전쟁 기념시설, 순국선열 추모 공간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일부는 공원과 관광지에 위치해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일부는 학교 안이나 군부대 인근에 자리해 지역 역사교육 공간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현충탑 바로 옆에는 참전유공자 공적비가 자리하고 있다.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유공자와 무공훈장 수훈자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2009년 조성됐다. 조국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수원의 독립운동 역사를 상징하는 시설은 팔달산 일대에 집중돼 있다. 팔달산 중턱에 자리한 3·1독립기념탑은 수원지역 독립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 시설이다. 1919년 3월 수원에서는 서장대와 연무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만세운동이 전개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3·1운동 50주년이던 1969년 수원시와 시민, 학생들의 뜻을 모아 기념탑이 세워졌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도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아 있다. 화성행궁 봉수당은 1919년 3월 수원 기생 김향화를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전개된 장소다. 당시 기생들의 만세운동은 수원 전역으로 확산하며 항일운동의 불씨가 됐다.
연무대 역시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장소다. 현재는 수원화성을 찾는 관광객들이 활쏘기 체험 등을 즐기는 공간이지만, 1919년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독립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역사 현장이다. 많은 시민이 찾는 관광명소이지만 독립운동 유적이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기념시설도 있다. 권선구 성균관대학교 캠퍼스에는 심산 김창숙 선생 동상이 세워져 있다. 김창숙 선생은 유림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 대표적인 민족지도자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과 광복 이후 민족교육 발전에 헌신했다. 성균관대학교 초대 총장을 지낸 인연으로 동상이 설치됐다.
수원시청 인근 올림픽공원에는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인 필동 임면수 선생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시민 성금으로 건립된 동상은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를 기억하는 상징물로 평가받는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나선 학생들의 희생을 기리는 공간도 수원 곳곳에 남아 있다. 팔달구 매교동 수원고등학교 교정에는 학도병 6·25참전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재학 중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한 학생 8명을 기리기 위해 총동창회가 1998년 건립했다. 기념비의 8개 기둥은 참전 학생들을 상징한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을 위해 싸운 해외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공간도 있다. 장안구 파장동에 위치한 프랑스군 참전기념비다. 프랑스군은 한국전쟁에 약 4천 명이 참전했고 이 가운데 288명이 전사했다. 수원은 프랑스군이 처음 숙영했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기념비에는 당시 전투 기록과 사진 등이 전시돼 있어 전쟁의 참혹함과 국제사회의 연대를 함께 보여준다.
일반 시민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현충시설도 있다. 장안구 연무동 경기남부경찰청 내 경기경찰충혼탑은 광복 이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경기지역 경찰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 순직 경찰들의 이름과 공적이 새겨져 있다.
공군부대 안에 있는 충의탑 역시 수원지역 전몰용사와 순직자를 기리는 시설이다. 한국전쟁 당시 지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이들의 애국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건립됐다. 장안구 영화동 창훈대도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국가유공자를 기리는 현충시설 가운데 하나다.
업계에서는 현충시설이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 교육 공간이라고 평가한다. 현재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어떤 희생 위에 세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역사적 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는 지방선거와 현충일이 나란히 이어진다. 한 표를 행사하며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동시에, 나라를 위해 헌신한 선열들을 기억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상당수 현충시설은 투표소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선거일이나 현충일을 전후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현충시설은 과거를 기억하는 공간인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역사를 전하는 살아있는 교육 현장"이라며 "현충일을 계기로 더 많은 시민이 현충시설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 뜻을 일상 속에서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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