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비즈니스·AI 잇는 플랫폼 꿈꾼다… '클래시컬 브릿지' 서울 개최

김소연 2026. 6. 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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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이 창설한 국제 음악제
2018년 뉴욕서 시작해 파리 거쳐 서울로
4~12일 플레트네프·마이스키 등 21명 참여
2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양옆으로 참여 음악가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왼쪽)와 비올리스트 리다 첸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악은 변하지 않지만 관객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우리 연주자의 의무입니다. 혁신과 전통은 언제나 함께해야 하죠."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50)이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만든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이하 클래시컬 브릿지)이 서울에서 6회째 행사를 연다.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해 프랑스 보르도와 파리 등을 순회해 온 클래시컬 브릿지는 4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 경기 고양아람누리에서 7차례 공연을 펼친다. 이번 축제에는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네프,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를 비롯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엘렌 메르시에 등 세계 각지의 음악가 21명이 참여한다.

오랜 기간 뉴욕에서 거주하다 현재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한국인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 예술감독은 2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클래시컬 브릿지의 핵심 가치를 '연결(Bridge)'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음악회를 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대와 국가, 문화, 그리고 음악과 비즈니스를 잇는 '문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음악 안에서 모두 아이와 같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무대에 임하는 음악가들을 초청했다"며 "연주자들이 서로를 가족처럼 느끼고, 그런 관계를 통해 클래식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거장들은 젊은 음악가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4일 아들 사샤(바이올린), 딸 릴리(피아노)와 트리오 무대를 선보이는 미샤 마이스키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늘 '언제나 젊은 마음을 잃지 말라(Stay young)'고 조언한다"고 밝혔다.


아르헤리치 외손자 다비드 첸 한국 무대 데뷔

2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클래시컬 브릿지 국제 음악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왼쪽부터),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 비올리스트 리다 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딸인 비올리스트 리다 첸은 "젊은 음악가들에게서 배우는 점이 많다"며 "클래식 음악을 이어갈 이들을 우리 사회가 특별히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음악제에서는 리다 첸의 아들이자 아르헤리치의 외손자인 피아니스트 다비드 첸이 한국 데뷔 무대를 갖는다. 변호사이자 지휘자로도 활동하는 리다 첸은 이날 간담회에서 아르헤리치, 아들 다비드와 함께 무대에 서는 '3대 합동 공연' 계획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내가 지휘해 대만에서 먼저 연주할 예정"이라며 "훌륭한 음악가가 자녀와 연주하는 경우는 많지만 손주와 한 무대에 서는 일은 드물기에 어머니(아르헤리치)도 이 프로젝트를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11월 아르헤리치의 방한이 예정돼 있어, 이 특별한 세대 간 협연이 국내 무대에서도 성사될지 주목된다.

클래시컬 브릿지가 지향하는 '연결'은 내년부터 한 단계 더 확장된다. 프랑스 칸에서 공연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인이 모이는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관객 경험을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클라라 민 감독은 "전 세계가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이 된 시대인 만큼 처음부터 축제를 특정 장소에 국한하지 않으려 했다"며 "앞으로 클래시컬 브릿지를 매년 여름 칸에서 열리는 의미 있는 서머 페스티벌로 정착시키고,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이어지는 정규 음악 시즌 동안에는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등 여러 도시에서 소규모 음악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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