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로켓에 아이들이 죽고있다” 미국 법정서 외친 친이란 민병대원

조형국 기자 2026. 6. 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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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 모하마드 바케르 사드 다우드 알사디(32)가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한 장면을 법정 스케치로 담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가시설과 유대인 시설에서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이란 이라크 민병대 사령관이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과 여성들이 당신들의 로켓으로 죽고있다”며 자신이 범죄자가 아닌 ‘전쟁포로’라고 항변했다.

이라크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인 모하마드 바케르 사드 다우드 알사디(32)는 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카키색 수감복을 입고 발목에 수갑을 찬 채 법정에 나온 알사디는 자신의 혐의가 나열되자 미소를 지었다. 변호인이 피고 측 항변을 시작하자 알사디가 직접 발언에 나섰다. 그는 아랍어 통역사를 통해 “전쟁 상황에서 나는 죄가 없다”라고 밝힌 뒤 판사와 검찰이 앉아있는 방향을 향해 미군 공습으로 아동과 여성 등 민간인이 다수 희생된 사실을 지적했다. 발언이 이어지자 판사가 그를 제지했다. 법원 보안관들이 알사디에게 다가갔고, 그는 별다른 저항 없이 자리에 앉았다.

알사디가 자신을 전쟁포로로 규정하는 이유는 국제 협약이 정한 ‘전투원 면책’ 때문으로 보인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에서 포획·구금된 합법적 전투원일 경우 분쟁 종료 시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정하고 있다. 자신은 테러리스트가 아닌 전쟁 당사자이므로 이 같은 면책 특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에서 강제 이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미 법원에서 같은 논리를 폈다. 그러나 미 검찰은 미국 정부가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으로 정한 사실, 알사디가 유대교 회당 등 민간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점 등을 이유로 그를 테러리스트로 보고 있다.

알사디는 미군 공습으로 발생한 민간인 희생을 거론하면서도 특정 사건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28일 미국의 폭격으로 이란 미나브의 여자 초등학교에서 최소 175명의 학생과 선생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면서 “미 국방부 대변인은 조사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알사디는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신병이 넘겨졌다. 미 검찰은 미국 안팎에서 미국인 및 유대인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지휘하거나 모의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알사디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유대인 대상 공격을 계획했으며 각국의 미국 영사관·금융기관 등 최소 20건의 테러를 모의·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검찰은 알사디가 속한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시를 받아 미·이스라엘을 대상으로 보복성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 현지언론은 알사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알사디는 ‘저항의 축(이란 대리세력)’이 미국 본토를 직접 겨눈 사례로 지목되며 국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이란 전쟁이 발발한 후 친이란 무장단체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감시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체포됐다. 뉴욕타임스는 “(알사디가 속한)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오랫동안 이란의 무장 대리 역할을 해온 중요한 단체 중 하나임에도 중동 밖에서 공격을 조직한 전력이 없어 알사디 사례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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