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유재석의 명성과 장점을 심하게 착각했다('유재석 캠프')

김교석 칼럼니스트 2026. 6. 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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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예능은 왜 유재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걸까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넷플릭스의 예능 기대작 <유재석 캠프>가 문을 열었다. JTBC <효리네민박>과 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을 내놓은 제작진의 이른바 숙박 예능 연작의 최신 시리즈다. 이 프로그램들에 항상 주인장 이름부터 나오는 것은 이유가 있다. 볼거리 자체가 그 주인장의 세계를 보다 가까이에서 대리 체험할 수 있다는 기대에 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이효리와 이상순은 제주에서 영위하는 슬로우라이프를 마치 전시하듯 보여줬고, 그 취향을 따라가는 것만으로 콘텐츠가 됐다. 기안84는 그 특유의 엉뚱하고 특이한 삶을 출연자들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직접 설계에 참여했다. 얼마나 기안 같을까, 기안은 얼마나 진짜일까를 경험하는 자리다. 즉, 이 숙박 예능들은 주인장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종의 문인 셈이다.

그런데 유재석은 기안84나 이효리와는 다르다. 명성은 높을지라도 대중이 호기심을 가질 라이프스타일이나 캐릭터는 그의 장점이 아니다. 국민 MC라는 위상은 개인 브랜딩이 아니라 철저히 콘텐츠 안의 역할들로 만들어 왔다. 즉,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의 세계 자체를 궁금해하지는 않는다. 그런 까닭에 <유재석 캠프>는 아예 집으로 찾아가거나, 세트를 설계했던 앞선 두 프로그램과 달리 기획단계부터 유재석의 색이 빠져 있다. 특별한 문화적 코드 대신 이광수와 지예은이라는 익숙한 조합, 그리고 글로벌 스타 변우석의 화제성으로 그 빈자리를 채운다. 숙박의 특전은 우리나라 예능의 상징 유재석과 함께 TV예능의 세계를 경험해보는 거다.

유재석 콘텐츠의 핵심은 좋은 사람을 발견하고 인간적 매력을 소개하는 데 있다. 연예인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그래서 복잡하거나 거대한 기획보다는 소소하고 친근한 관계의 콘텐츠, 사람 사이에 스며들 때 유재석이란 인물이 가진 매력과 능력이 십분 발휘 된다. 사람의 매력을 포착하고 관계를 형성하며 그 특유의 유려한 진행은 리얼버라이어티 시대부터 유튜브 시대까지 20여 년 동안 최고의 자리에서 활약 중이다. 따라서 연예인과 일반인, 다양한 개성을 가진 출연자들을 아우르는 유재석 특유의 '좋은 사람'을 발견하는 진행이야말로 이번 캠프에서 가장 기대할 만한 확실한 재미다.

그런데 <유재석 캠프> 제작진이 원하는 그림은 달랐던 듯하다. 3만 평의 스튜디오식 캠핑장이란 광활한 세트, 십 수 명의 참가자 등등 스케일을 확장했다. 그리고 초반 고난이 따르는 일반적인 팝업 스토어 예능처럼 초보 캠핑장과 그 직원들의 좌충우돌을 볼거리와 재미의 큰 비중으로 삼았다. 유재석의 장점인 좋은 사람을 부각하는 관계를 다루기에 버거운 사이즈와 방향이다.

그 결과 캠프 1기가 다녀간 5화까지의 <유재석 캠프>의 에너지는 높지만 전개되는 양상이나 볼거리가 무척이나 산만하다. 이 프로그램 안에는 크게 세 개의 관계망이 존재한다. 연예인 출연자들이 서로 관계를 쌓아가는 서사, 캠프를 찾은 일반인 참가자들끼리의 관계 빌드업, 그리고 이 두 집단이 교류하며 쌓는 감동과 재미. 풀어나갈 서사의 갈래가 이미 복잡한 마당에 캠핑장 운영이라는 노동까지 떠안는다. 관계를 섬세하게 포착하는 스토리텔링이나 MC 유재석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예능 체험에 집중하기보다 연예인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입소 당일 캠핑장 운영을 맡아 우왕좌왕하는 데만 첫 1, 2회를 할애한다.

그런데 연예인들이 노동을 하면서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모, 성실함, 진정성 등은 그간 예능에서 숱하게 봐온 그림이다. 유재석의 장점과 유재석이 캠프를 열었다는 신선함을 모두 놓친 패착이다. 연예인들이 당황하고 멘붕을 겪으며 우당탕하는 모습을 의도하기보다는 오히려 완벽하게 다른 세상, 즉, 예능 촬영의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 들도록 정돈되고 정리된 상황에서 시작했어야 했다. 왜냐면 5화에서 유재석이 말한 '사람은 누구나 똘끼가 있다'는 말이 <유재석 캠프>의 케치플레이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기 시작한 시점도 다양한 끼와 참가자들의 개성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각자의 직업이나 나이 등 정체를 궁금해하기 시작했을 때다. 그런 점에서 연예인들의 고생과 성취를 중심으로 두는 대신, 미리 잘 갖춰진 공간에서 손님을 맞고, 카메라는 참가자들을 따라가며, 헤어짐의 순간까지 공들여 매만졌다면, 참가자의 매력, 관계에서 오는 감동, 유재석의 진가 등을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른다.

유재석은 <유재석 캠프>처럼 제작진이 기획하고 차려 놓은 프로그램에 부담을 안고 투입되기 보다 그 스스로가 이끄는 캐릭터쇼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관계를 만드는 데 능하기에 유튜브 시대 예능에 가장 최적화된 재능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 캠프>는 유재석의 재능이 꽃을 피우기 좋은 배경이 아니다. <유재석 캠프>는 유재석의 명성과 장점을 착각했다. 그 때문에 일상의 시공간을 벗어난 특별한 곳에서의 만남이, 대중에게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유재석 캠프>가 남긴 아쉬움의 본질은 유재석을 쓰는 법을 모른다는 데 있다. 이는 그를 캐스팅한 대부분 OTT 예능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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