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미술 1번지’에 재개관
“26년의 시간 매듭”…미디어아트·로봇 중심

아트센터 나비가 이전한 건물은 최초의 현대식 상업화랑인 갤러리현대와 금호미술관 뒷편에 위치해 있으며 이 일대는 ‘대한민국 원조 미술벨트’로 통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까지 밀집한 전통의 미술 중심지에 합류함으로써 미술계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노소영 관장의 공격적인 의지가 반영되었다는 관측이다.
아트센터 나비는 오는 11일 재개관전으로 키네틱(움직이는 조각) 설치 작가 한진수 개인전 ‘뜸(A Pregnant Pause)’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밥이 뜸을 들이며 익어가듯, 새로운 생명이 잉태될 때 발효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트센터 나비가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와 다짐의 선언인 셈이다.
무한한 붓질을 누적해 완성을 지연하는 작가의 ‘그림형성기’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든다기보다, 호흡을 축적하는 것에 가깝다. 기계 장치의 미세한 진동, 수면 위의 느린 흔적, 누적된 붓질의 결이 새 공간 안에서 만나며,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뜸 들이는’ 풍경으로 작동한다.
아트센터 나비 측은 “재개관전은 종로구 사간동 4층 단독 건물로 옮겨 건물 전체를 미술관 공간으로 운영하는 자립적 환경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라며 “이곳을 거점으로 기술과 자연, 예술과 도시 환경이 교차하는 미래의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 도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네 차례 전시가 더 예정돼 있고 포럼과 세미나, 토크콘서트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대해 노 관장은 “26년의 시간을 매듭짓고 사간동의 새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여는 이 자리는, 아직 그 형상을 다 드러내지 않은 다음 챕터가 안으로부터 자라나는 시간”이라며 “기계와 자연 사이에서 더디게 발효되는 시간을 탐구해 온 한진수 작가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잉태된 생명성’이야말로, 재개관의 이 순간에 가장 깊이 호응하는 언어”라고 설명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한국 최초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으로 최 회장의 모친인 고(故)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이다. 2000년 12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옥으로 옮기며 이름도 아트센터 나비로 바꿨다.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전문 전시관으로서 백남준, 박현기 등 미디어아트 선구자들과 협업해 전시를 열었으며 최근에는 로봇 분야까지 확대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1일부터 8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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