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미술 1번지’에 재개관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6. 6. 2. 15:1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갤러리현대 인근 사간동 4층 건물 11일 개관
“26년의 시간 매듭”…미디어아트·로봇 중심
서울 사간동으로 이전해 재개관하는 노소영 관장의 ‘아트센터 나비’. 4층 건물을 통으로 사용한다. <아트센터나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이 확정된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가 ‘대한민국 미술 1번지’인 서울 종로구 사간동 독립 건물에서 오는 11일 재개관한다. 아트센터 나비는 2024년 10월 SK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24년 만에 퇴거한 바 있다.

아트센터 나비가 이전한 건물은 최초의 현대식 상업화랑인 갤러리현대와 금호미술관 뒷편에 위치해 있으며 이 일대는 ‘대한민국 원조 미술벨트’로 통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까지 밀집한 전통의 미술 중심지에 합류함으로써 미술계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노소영 관장의 공격적인 의지가 반영되었다는 관측이다.

아트센터 나비는 오는 11일 재개관전으로 키네틱(움직이는 조각) 설치 작가 한진수 개인전 ‘뜸(A Pregnant Pause)’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밥이 뜸을 들이며 익어가듯, 새로운 생명이 잉태될 때 발효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트센터 나비가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와 다짐의 선언인 셈이다.

무한한 붓질을 누적해 완성을 지연하는 작가의 ‘그림형성기’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든다기보다, 호흡을 축적하는 것에 가깝다. 기계 장치의 미세한 진동, 수면 위의 느린 흔적, 누적된 붓질의 결이 새 공간 안에서 만나며,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뜸 들이는’ 풍경으로 작동한다.

아트센터 나비 측은 “재개관전은 종로구 사간동 4층 단독 건물로 옮겨 건물 전체를 미술관 공간으로 운영하는 자립적 환경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라며 “이곳을 거점으로 기술과 자연, 예술과 도시 환경이 교차하는 미래의 문화예술 플랫폼으로서 도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네 차례 전시가 더 예정돼 있고 포럼과 세미나, 토크콘서트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대해 노 관장은 “26년의 시간을 매듭짓고 사간동의 새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여는 이 자리는, 아직 그 형상을 다 드러내지 않은 다음 챕터가 안으로부터 자라나는 시간”이라며 “기계와 자연 사이에서 더디게 발효되는 시간을 탐구해 온 한진수 작가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잉태된 생명성’이야말로, 재개관의 이 순간에 가장 깊이 호응하는 언어”라고 설명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한국 최초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으로 최 회장의 모친인 고(故)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이다. 2000년 12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옥으로 옮기며 이름도 아트센터 나비로 바꿨다.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전문 전시관으로서 백남준, 박현기 등 미디어아트 선구자들과 협업해 전시를 열었으며 최근에는 로봇 분야까지 확대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1일부터 8월 1일까지.

한진수, 〈그림형성기 #1(Painting Formation Machine #1)〉, 2014. <아트센터 나비>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