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 젠슨 황 방한이 몰고 올 '포스트 반도체' 바람 

이혁기 기자 2026. 6. 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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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젠슨 황 7개월 만의 재방한
국내 기업 총수들과 회동 추진
반도체 넘어 로봇·AI 협력 확대
韓에 어떤 나비효과 일으킬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한국을 방문한다.[사진 | 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방문에 재계와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그는 대만에서 개최한 엔비디아의 연례 인공지능(AI) 콘퍼런스 'GTC 2026' 일정을 소화하는 중인데, 4일 저녁 한국에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치킨집에서 이른바 '깐부 회동'을 가진 지 7개월 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는 5일부터 굵직한 국내 기업 총수들을 만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회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황 CEO는 1일 대만 현지 식당에서 만찬 행사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를 열고 한국 기업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네이버 등 국내 반도체와 클라우드, 로봇 업계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식당은 황 CEO가 대만에 올 때마다 가족들과 함께 찾는 곳이다. 그가 가족 단골 식당에 한국 기업을 초대해 친밀함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제2 깐부 회동' 성사될까=이번 황 CEO의 방한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건 그의 행보가 갖는 파급력 때문이다. 지난해 '깐부 회동'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엔비디아의 전략적 요충지로 급부상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가속기에 탑재할 고대역폭메모리의 핵심 공급처로 낙점됐고, 현대차 역시 자율주행, 차량용 AI, 스마트 팩토리 전반에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이식하며 기술력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한국 기업들과 엔비디아 간의 결속이 '깐부 회동'을 기점으로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이 지점에서 눈여겨볼 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는 목적이다. 그는 GTC 2026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한국은 우리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면서 "단순한 칩을 넘어 D램과 과학, 로보틱스, AI 팩토리 분야에서 이미 함께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할 일이 정말 많다"고 말한 바 있다. 황 CEO가 이번 방한의 초점을 반도체 외에도 미래 먹거리인 AI와 로봇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린 GTC 2026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동했다.[사진 | 뉴시스]
그래서인지 이번 황 CEO의 방한 소식에 국내 AI와 로봇 관련주가 들썩였다. AI와 로봇 산업에 적극 투자 중인 LG전자가 대표적이다. 방한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22만5500원(5월 28일)에서 38만500원(6월 1일)으로 68.7% 올랐다. 생성형 AI를 개발 중인 네이버도 같은 기간 20만5000원에서 27만1500원으로 32.4% 상승하며 '젠슨 황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 韓 AI에 미칠 영향은=증권가에선 황 CEO의 한국 방문이 로봇을 포함한 AI 산업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선 이미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불었던 투자 열풍이 최근 로보틱스·생성형 AI 등 AI 종목들로 옮겨붙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29일 보고서에서 "현재 글로벌 증시에서 모든 수급이 오직 AI라는 키워드에 쏠리고 있다"면서 "현 장세에서 시대의 명확한 주도주인 AI 테마를 대체할 만한 업종은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황 CEO의 '한국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는 GTC 2026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서울이 원한다면 (GTC를) 개최할 것"이라며 "한국은 PC용 그래픽카드 초기 시절부터 오랫동안 우리에게 특별한 곳이었다"고 밝혔다. 과연 황 CEO의 방한은 국내 AI 산업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킬까. '깐부 회동' 때처럼 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만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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