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핵심 ‘빛 쏘는 장비’ 국내 도입 25일 빨라진다… 규제 대폭 손질

정부가 반도체 핵심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국내 도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이번 조치로 장비 도입에 걸리는 검사 기간을 기존 34일에서 9일로, 최대 25일까지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EUV 장비를 현행 ‘고압가스 일반제조시설’이 아닌 ‘특정설비(제품)’ 기준으로 관리하도록 분류를 바꾸는 것이다.
EUV 장비는 파장 13.5나노미터(㎚)의 극자외선을 이용해 웨이퍼에 초미세 회로를 새기는 장비로, 네덜란드 ASML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장비 내부에 고압가스 배관과 압축기 등이 포함돼 있어 그동안 법령상 ‘고압가스 제조설비’로 분류됐고, 설치 때마다 기술검토와 중간검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기존에는 장비를 국내에 도입하는 데 기술검토(15일)·허가(5일)·중간검사(7일)·완성검사(7일) 순으로 총 34일이 소요됐다. 중간검사는 해외 공인검사기관이 수행하는 내압·기밀 검사로, 장비 한 대당 약 5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번 개정으로 중간검사가 생략되고 기술검토 기간과 완성검사 기간이 각각 2일로 줄어 전체 소요 기간이 9일로 단축된다. 장비당 비용 절감 효과도 약 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EUV 장비를 ‘특정설비’로 지정해 3년 주기 공장심사와 종합공정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제조사의 품질 관리 능력을 확인하고, 기존과 동등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EUV 장비 외에도 추가 규제 합리화 조치가 담겼다. 물과 세제 대신 이산화탄소로 세탁하는 친환경 ‘액화 이산화탄소 세정설비’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맞춤형 검사기준이 신설됐다. 또 위험성이 낮은 고압가스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자 선임 기준도 현실에 맞게 완화됐다.
개정안은 다음주 중 공포 후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법령 개정은 안전 확보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규제혁신 사례”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 안전관리 체계를 통해 첨단산업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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