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6·3 선택] 공약보다 실행력… 제주도정 4년 누가 맡나
특별자치도 권한 활용도 막판 변수
위성곤, 민생추경·정치 조정력 부각
문성유, 재정·투자유치 전략 맞불
예산·조직·협상권 행사할 리더십 관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민이 6월 3일 제주도정 4년을 이끌 차기 도지사를 선택한다. 이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는 공약의 양보다 실행 가능한 도정 구상과 리더십을 가리는 승부로 압축되고 있다. 예산과 조직 운영, 중앙정부 협상, 갈등 조정 능력이 막판 표심을 가를 주요 기준으로 떠올랐다.
제주도지사 선거는 2일 현재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와 국민의힘 문성유 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는 6월 3일 진행된다. 사전투표에서는 제주지역 선거인 56만5350명 가운데 12만9321명이 참여해 22.8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전투표 도입 이후 제주 지방선거 기준 최고치다.
도지사는 선거 구호를 집행 가능한 정책으로 바꾸는 자리다. 예산 편성, 조직 운영, 인허가, 투자유치, 재난안전, 복지, 교통, 농어업, 관광정책을 종합 조정한다.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국비를 확보하고 법·제도 개선을 끌어내야 한다. 도의회와 협력하면서도 갈등 현안에서는 최종 책임을 진다.
제주는 일반 광역자치단체와 다른 제도적 지위를 갖고 있다. 제주특별법은 제주도의 조직·운영, 중앙행정기관 권한 이양, 규제 완화 등에 관해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되는 구조를 두고 있다. 특별자치도 도지사는 이양된 권한과 특례를 도민 생활을 바꾸는 정책 수단으로 전환해야 한다.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크다.
민생경제는 이번 선거의 가장 현실적인 쟁점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유가가 겹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농어민, 취약계층의 부담은 커졌다. 관광 회복세에도 골목상권의 체감경기는 무겁고, 청년층은 일자리와 주거 문제로 제주 정착을 망설인다. 차기 도정의 실력은 민생 위기를 예산과 사업, 행정조직으로 얼마나 빠르게 풀어내느냐에서 드러난다.
위성곤 후보는 민생 안정과 정치 조정력을 앞세운다. 선관위 제출 5대 공약에서 '7월 민생 추경 3000억원 추진'을 1순위로 제시했고, 365 민생경제 비상상황실과 제주형 민생 119 등을 내세웠다. 국회의원 3선과 도의원 3선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국회와의 연결 능력, 예산 확보, 제도 개선을 강조한다.
문성유 후보는 재정 운용과 투자유치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관료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 재정 구조와 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선관위 제출 5대 공약에서는 '제주투자청 설립'을 1순위로 내세웠다. 청년 정착, 의료, 관광산업 재편, 지역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제주경제를 다시 세우겠다는 메시지도 부각해 왔다.
두 후보의 차이는 개별 공약보다 도정 접근 방식에서 갈린다. 위 후보는 정치·입법 경험과 민주당 정부·국회와의 연계를 기반으로 한 민생 안정형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문 후보는 중앙 재정과 경제정책 경험을 토대로 한 재정·투자형 전략을 강조한다. 유권자의 선택은 결국 지금 제주에 더 필요한 운영 모델이 무엇인가에 모아진다.

미래산업은 차기 도정의 성장 전략을 보여줄 시험대다. 제주는 관광과 1차산업 의존도를 낮춰야 하지만 지역 정체성과 환경 보전이라는 조건도 함께 안고 있다. AI와 데이터,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우주·모빌리티, 청정바이오 산업은 제주경제의 새 축으로 거론된다. 문제는 실행 기반이다. 전력망과 인력, 부지, 기업 유치, 주민 수용성, 재정 조달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래산업은 선거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다.
에너지 전환은 차기 도정이 제주경제의 새 성장축을 어떻게 만들지 보여주는 분야다. 제주는 풍력과 태양광 자원이 풍부하지만 전기를 생산하고도 쓰지 못하는 출력제어와 전력망 한계에 직면해 왔다. 해상풍력 확대와 에너지 고속도로,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 모델은 도민 소득과 미래산업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전략으로 거론된다.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설계다. 환경성을 확보하고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하며 생산된 전기를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수요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제2공항은 차기 도정이 피해 갈 수 없는 갈등 현안이다. 찬반 구도만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 항공안전과 관광 수용력, 동부권 개발과 환경 보전, 교통대책과 지역 균형발전이 한꺼번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사업이라는 성격에도 제주도정의 조정 역할은 피하기 어렵다. 도민 갈등을 줄이면서 환경·교통·지역경제 대책을 하나의 실행 계획으로 묶어내는 역량이 차기 도정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제주가 도제 실시 80년을 맞은 상황에서 자기결정권 문제도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 후보는 호남·제주 초광역 메가시티 협약에 대해 제주가 광역 경제권 안에서 주변부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위 후보 측은 재생에너지와 물류, 관광, 역사·평화 교육 등 광역 협력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광역 협력의 필요성과 별개로 도민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 제주의 이익과 결정권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가 관건이다.
특별자치도 리더십은 이 지점에서 갈린다. 중앙정부와 협력하되 종속되지 않고, 광역 협력을 추진하되 제주 이익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 도민 동의 없이 큰 그림만 앞세우면 자기결정권은 빈말이 된다. 반대로 협력을 무조건 거부하면 에너지, 물류, 산업, 관광의 확장성도 줄어든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따져볼 기준은 구체적이다. 민생 추가경정예산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누구에게 언제 집행할지 설명돼야 한다. 투자유치는 어떤 산업과 기업을 겨냥하는지, 행정은 어떤 규제를 풀고 어떤 지원 체계를 만들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청년 일자리 역시 공공 지원에 머물지 않고 민간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제2공항과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갈등은 절차와 합의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에 따라 도정의 실력이 드러난다. 특별자치도 권한도 제도 자체가 아니라 도민 생활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판단 기준이 된다.
선거는 제주도민이 공적 권한을 위임하는 절차다. 제주도지사 선거는 앞으로 4년간 예산과 조직, 인허가와 대정부 협상권을 누구에게 맡길지 정하는 일이다. 민생 부담을 낮출 실행력, 제주경제를 회복시킬 전략, 미래산업을 현실로 옮길 추진력, 제주 자기결정권을 지킬 균형감이 이번 선택의 기준이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황정음, 이웃도 알아차린 이혼 시그널…"전 남편만 행복해보여" 울컥
- "평균 4623만원 투자"…40대 몰린 '삼전·닉스' 2배 상품
- 부산 해운대 아파트서 50대 어머니·20대 아들 잇따라 숨진 채 발견
- 성남 개표소서 안산 투표지 섞여 나와… 선관위, 규명 없이 '기권' 처리 논란
- "젠슨 형 믿었는데, 왜 이래?" SK하이닉스 9%대 급락... 코스피 8000선도 '위협'
- "300만원 간다더니 한달 수익률 82.32%"…삼성전기 담은 반도체 ETF '훨훨'
- "삼성전자 8만원에 1000주 넘게 샀는데 망했다" 박정수의 고백
- 최민희 "누가 스벅 마시지 말라 했나…국민들의 자발적 불매 운동"
- 카리나, 선거 직전 파란색 옷…의상 두고 또 갑론을박
- 32기 영수 "순자산 10억…전교 1등·미코와 연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