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대표기업의 두 얼굴"...한화에어로, 왜 같은 공장에서 13명이 숨졌나

김태준 기자 2026. 6. 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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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전사업장서 또 폭발…반복된 참사에 안전대책 의문
2018·2019년 사고 뒤에도 5명 사망…관리체계 실효성 논란
"덜 위험한 곳 없다" 노조 반발…화재안전조사 사각지대 지적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연합]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또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K방산 대표기업으로 수출 확대와 실적 성장을 이어가는 사이 같은 사업장에서 8년 동안 세 차례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3명이 숨졌다.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0시59분께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2시간 8분 만에 불은 모두 진화됐지만, 이 사고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화상을 입었다.

한화 관계자는 사고 당시 세척공실에서는 발사체 등 추진체를 만드는 도구를 세척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화 대전공장에서 근로자가 숨진 폭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5월에는 충전공실에서 로켓 추진 용기에 고체 연료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019년 2월에도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로켓추진체 연료를 분리하는 작업 중 폭발과 함께 불이 나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두 차례 사고 이후 사측의 관리감독 소홀과 안전관리 미흡이 드러났다. 당시 한화 책임자들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부분 유죄가 인정돼 징역·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9년 사고 당시 한화 방산부문 대표이사는 사고 근본 원인과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7년 만에 다시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안전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위험성 자체평가 한계…화재안전조사 빠진 사고 건물
금속노조 관계자들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화재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사진=진명갑 기자]

한화 측은 이번 사고가 난 세척 공정에 대해서 "당초 위험에 대해 크지 않다고 인지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세척 공정은 물을 다량 사용하고 해당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약은 물과 접촉하면 무력화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노조는 이 같은 설명에 반박했다. 허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위원장은 "에어로스페이스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장, 노동자가 존재하는 곳은 특별히 어디가 위험하다, 덜 위험하다는 것은 없다. 다 위험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추진체 개발 공정 자체가 위험한 공정인 만큼 작은 충격이나 자극에도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적 허점도 도마에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와 올해 본관동 등에 대해 화재안전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폭발이 발생한 건물은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폭발한 장소는 면적이 작아 자체 점검은 하지만, 소방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 곳은 아니다"며 "공정에 대한 위험성 평가는 소방당국이 아닌 사측에서 자체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동일 사업장에서 유사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안전관리 체계와 재해예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세 차례 폭발 사고로 13명이 숨진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관리 체계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사고 당일 폭발 사고를 보고받고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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