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진범 정문성, 길가다 ‘연쇄살인마다!’ 소리 들은 사연..“나도 내가 싫어”[인터뷰①]

김나연 2026. 6. 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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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배우 정문성이 ‘허수아비’에서 연쇄살인범 역할을 연기한 소회를 밝혔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주연 배우 정문성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펼쳐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 작중 정문성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기환(이용우) 역을 맡아 충격을 선사했다.

이에 방송 후 주변의 반응을 묻자 정문성은 “1주일 전이었던 것 같다. 막방 하기 전이었는데, 강아지랑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여성분께서 ‘연쇄살인마다!’ 이러셔서 영문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뒷걸음질 치더라. 거기서 제가 설명하기도 애매해서 도망쳤다. 마스크 썼는데도 알아보시더라”라며 “인기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많이 알아봐주시고, ‘슬기로운 의사생활’때와 조금 달라졌다면 지금까지는 친숙하게 다가와주시고 아는척 해주셨지만, 지금은 조금 숙덕거리더라”라고 ‘웃픈’ 현실을 전했다.

그는 “저는 제 방송을 여러번 보거나 엄청 챙겨보는 스타일 아니다. 이 작품은 대본을 너무 잘 보기도 했고, 현장 분위기도 그렇고 결과물 어떻게 나올지 궁금한 작품이었다. 이 글이 정말 잘 표현이 돼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서 방송을 봤는데, 일단 작품이 엄청 재밌게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다행이더라”라면서도 “제가 연기하면서 처음 느낀 감정이었는데, 화면에 보여지는 제 모습이 좋지 않았다. 싫었다”고 솔직한 감상평을 털어놨다.

이어 “물론 그게 캐릭터의 특징이라고 볼수도 있지만, 실제 존재하는 어떤 인물에 관한 연기를 해야했기때문에 더더욱이 그렇게 표현됐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더 그렇게 보여지기 위해서 받았던 도움들이 모이면서 내가 연기했지만 조금 보기싫은 인물이 나왔다”며 “악한 인물인데 실재 하고 있는 인물을 연기하는 건 처음이다. 제가 어떤 악역을 연기해도 마음이 좋지 않았던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정문성은 연쇄살인마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사실 여러가지 자료들이 많이 존재하고 심지어 직접 그 사람의 음성이나 모습을 볼수있는 자료도 존재하지만, 저는 사실 감독님과 대화하는 것 이상의 자료를 보려고 하지 않았다. 왜냐면 기본적인 뿌리는 어디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연기해야하는건 이기환, 이용우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게 잘못해서 이기환, 이용우에 실제 인물이 너무 깊이 스며들었을 때는 작품도 작품이지만 연관된 실재하는 분들한테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제가 좋지 못한 선택을 했을 때 오는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고 책임감을 밝혔다.

그는 “저는 기본적으로 제가 납득이 안 되면 연기를 못한다. 제가 다 이해되고 마음으로 알겠어야지 연기가 되는데 이건 그렇게 연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어느 시점에 들었다. 사람을 14명 죽인 인물이다 보니 내 상식 선에서의 연기를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내가 나쁘다고 판단하는 범주 안에 있어서도 안 됐다. 내가 ‘나쁜행동인데?’하면서 연기하면 분명 그게 드러난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을때 ‘이건 악인이야’라고 생각하는 범주의 연기는 또 뺐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자기 방어라는 게 있지 않나. 나한텐 이게 옳다고 합리화 해서 행동하지 않나. 근데 그 합리화도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인물이 과연 자기가 잘못했지만 ‘이건 괜찮아’라는 식의 합리화를 했을까? 그건 아닌것 같더라. 그래서 너무 어려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그냥 그 순간 하고싶은대로 했고, 저 사람 말을 듣고 내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나오는게 아니라 들어왔다가 그냥 빠져나가는 말을 하려고 했다. 그래서 제가 저를 보면서 싫었던 것 같다. 내 마음, 내 생각 안에 있는 사람같지가 않아서”라며 “범죄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동안 저도 사람을 해하고 죽이는 역할을 했고 제가 죽기도 했고 누구를 마음아프게 하는 역할도 했었다. 그런데 그건 제 상식 혹은 상상의 범주 안에서 항상 저를 납득시키면서 했다. 저도 모르게 저를 방어했을지도 모른다. 그 인물이 아니라 그걸 연기하는 배우기때문에 나름의 사연을 만들고 저를 안으면서 연기한것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걸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허수아비’를 통한 배우로서의 성취를 묻자 정문성은 “저는 납득 돼야 연기할수 있는데 그 밖에 있는 형체도 없고 손에 잡히지도 않을것 같은 이상한 연기를 해야 했다. 어쨌든 저도 배우기때문에 저를 내걸고 그걸 연기해야했지 않나. 그런 부분을 도전했다는것 만으로도 저한테 배우로서 분명히 뭔가 큰 도움 됐을거라 생각하고, 앞으로 연기할때 조금 더 넓은 연기 할수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보여지는 제 모습에 애정이 가지 않았던 건 조금 힘들었다. 물론 그것때문에 일상 생활이 힘들진 않다. 그냥 이 인물이 사랑받지 않아야해서, 사랑받지 못한 것에 대한 결핍이 있다. 나조차 사랑할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음에 이런 역할을 다시 맡을 수 있을것 같냐는 질문에는 “다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쉬운건 아니다. 존재하지 않는 정말 악한 사람을 연기하라고 하면 누구의 상식도 벗어난 정말 나쁜 사람을 연기할 자신 있다. 근데 또 실재하는 인물을 연기하라고 한다면 고민이 많이 될것 같다. 이번에는 멋모르고 뛰어들었지만, 큰 용기를 스스로 가져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연기한것 때문에 속상하셨거나 화가 나셨거나 그런 게 있다면 진짜 죄송하다. 그리고 감독님이 피해자 분과 얘기를 나누셨다고 얘기해주셨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마음으로 생각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이 작품 할때 오랜만에 열정적으로 쏟아부어서 연기했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연기 하겠다”고 시청자를 향한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자이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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