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전교조 간부·현직 교원 참여 ‘320명 단톡방’ 선거운동 의혹…충남교육감 선거 막판 고발 공방
김영춘 캠프 “교육청 방치는 공범… 가담자 전원 중징계 및 교육계 영구 퇴출해야” 규탄
이명수 후보 “선거 중립 어겨… 진상규명 촉구”, 이병도 “자발적 정책공유 공간” 맞서


천안=김창희 기자
전국동시지방선거 본 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충남도교육감 선거판이 현직 교원과 전교조 간부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을 통한 조직적 공무원 선거운동 의혹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감 후보 4명 가운데 이명수·이병학·김영춘 후보 등이 관련 증거를 토대로 고발장을 제출거나 규탄 성명을 낸 가운데, 진보 성향의 이병도 후보 측은 정상적인 정책 공유 공간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 320여 명 규모 단톡방 개설…“오늘도 내일도 이병도” 대화 노출=이병학 후보 등이 충남경찰청에 고발장과 함께 제출한 262장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캡처 자료에 따르면, 논란이 된 단톡방의 이름은 ‘충남교육 희망 만들기’이다. 올해 4월 26일 개설된 이 대화방에는 현직 충남교육청 장학관과 일선 학교의 교장·교감, 교사, 전교조 간부 등 약 325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공개된 대화방 내용에 따르면 전교조 충남지부의 지부장과 정책실장 등 간부들이 직접 참여자들을 초대한 정황이 드러났다. 단톡방 상단에는 “안녕하세요. 이병도 충남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의 정책과 활동을 공유하는 방입니다! 추진위원으로 함께 해 주신 분들을 초대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공지됐다.
대화방 내부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들이 다수 공유됐다. 캡처본에는 “좋은아침~~♡ 오늘도 내일도 이병도~~♡”, “02 전화받고 선택하고~~♡”, “매일매일 10명 이상 홍보도 지인들께”, “우리 모두 전파해요~~널리널리” 등의 조직적인 홍보 독려 글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이병도 후보의 시·군 지역 선거연락소 주소 명단과 선거운동용 웹포스터 등도 지속해서 게시됐다.
◇ 내부에서도 “사전선거운동 아닌가” 우려…문자 슬로건 유사성 논란도=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의식한 듯, 대화방 내부에서 불법성을 우려하는 참여자들의 내부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현직 초등학교 교감으로 표기된 한 참여자는 대화창에 “공무원 정치금지산자는…의견은 두고…내용만 확인할까요????? 좀 애매한데요…”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참여자가 “사전선거운동 아닌가요?”라고 직접 의문을 제기하자, 이후 여러 명의 지지자가 대화방을 연이어 빠져나가는 상황이 캡처 화면에 그대로 기록됐다.
아울러 전교조 충남지부가 사전투표 전날인 5월 28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투표 독려 문구(“너도나도 주위 분들과 함께 꼭 투표로 실천합시다!”)와, 이후 이병도 후보 캠프 측이 발송한 홍보 문자의 맺음말(“너도나도★이병도♬올림”)에 동일한 특이 표현인 ‘너도나도’가 사용된 점도 조직적 연대 의혹의 쟁점으로 부각됐다.
◇ 이병학 “정치 중립 훼손 고발” vs 이병도 “자발적 참여, 선거용 흑색선전”=이병학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직 교육공무원과 특정 교원조직이 단톡방을 통해 이병도 후보의 선거운동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이 있다”라며 “단체대화방 참여자 명단과 텍스트 문서 전체를 확보해 경찰에 넘겼으며 충남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바로잡기 위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이병도 후보 측과 전교조 충남지부 측은 선거 막판 표심을 흔들려는 악의적인 흑색선전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병도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해당 단톡방은 민주진보 교육감 추진위원으로 자발적으로 가입한 서명자들을 대상으로 후보의 공개된 정책과 활동을 단순히 전달하고 공유하기 위해 개설된 개방형 공간일 뿐”이라며 조직적이고 강제적인 선거 개입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공지문에도 명시되어 있듯 “원하지 않으면 조심히 나가셔도 된다고 안내하는 등 강요가 전혀 없었던 자율적 방”이라며, 선거를 목전에 둔 법적 공세에 유감을 표명했다.충남경찰청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제출된 단톡방 대화록 원본과 고발장 내용을 토대로, 현직 교원들의 참여 경위와 실제 선거법상 금지된 선거운동 행위가 구체적으로 이뤄졌는지 본격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할 예정이다.
◇ 김영춘 캠프 “충남교육청, 정치 중립 위반 의무 감찰 방치는 공범” 폭풍 비판
김영춘 충남교육감 후보 선거대책위원회(한상경 위원장)는 지난 달 2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끊임없이 소문으로 나돌던 일부 교육공무원들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선거 개입 물증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며 강도 높은 규탄에 나섰다.
김 후보 캠프는 “교사와 장학관 등 충남 교육계 주요 인사 325명이 참여하는 단톡방에서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해 조직적 공작을 벌인 것은 헌법적 가치와 공직윤리를 정면으로 짓밟은 반민주적 행위”라며 “장학관이 교사를, 교장이 교직원을 압박하는 폐쇄적 구조가 교육감 선거에 동원되었다면 교육행정 전체가 특정 세력의 선거 도구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충남교육청의 대처를 겨냥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막기 위한 감찰을 게을리하고, 언론 보도 이후에도 아무런 대책을 발표하지 않는 방치는 공범과 다름없다”며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사법·선관위 조사 실시 ▲지위고하를 막론한 엄중 처벌 및 중징계 ▲임용권자와 배후 후보의 연루 확인 시 즉각 직위해제 및 사법 책임을 요구했다. 김 캠프 측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짓밟은 자들을 교육계에서 영원히 퇴출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 이명수 후보 측 “신성한 교육 현장 오염… 선관위 신속한 진상 규명 분별해야”
또 다른 경쟁자인 이명수 후보 진영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가세했다. 이명수 후보 측은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신성한 교육 현장이 불법 선거운동 의혹으로 얼룩지고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도민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교육공무원들이 특정 진영의 선거 캠프처럼 움직였다는 의혹 자체가 충남 교육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선관위와 경찰은 선거일 전에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규명해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본 투표를 앞두고 표심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병도 후보 “자율적 정책 공유 공간” 거듭 해명
파문의 중심에 선 진보 성향의 이병도 후보 측은 여전히 정상적인 가치 공유 공간이라며 선거용 공세를 중단하라고 맞서고 있다. 이병도 후보 캠프는 “해당 방은 민주진보 교육감 추진위원으로 자발적으로 서명한 이들을 대상으로 후보의 공개된 행보와 정책을 전달하던 자율적 소통 공간일 뿐, 관권 선거 체계가 아니다”라며 “선거 막판에 보수 진영 후보들이 연대해 이를 불법 조직 선거운동으로 낙인찍고 흑색선전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충남경찰청과 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장 내용을 토대로 현직 장학관, 교장, 교사들의 실제 선거운동 가담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진보와 보수, 중도 진영 간의 법적·정치적 공방은 선거 당일까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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