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케이블카’ 수두룩한데…국힘도 민주당도 또 ‘케이블카 개발 공약’
시민단체 “장기 수익성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
“환경 훼손하면서까지 강행할 필요 있나” 지적

6·3 지방선거 후보들이 ‘관광용 케이블카’ 건설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기존 케이블카 사업 대부분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환경 훼손이 우려되는 개발 공약을 우후죽순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 케이블카 건설중단과 녹색전환 연대가 2일 공개한 전국 광역·기초 자치단체장 후보의 케이블카·모노레일 공약 분석 결과를 보면, 전국 지자체장 후보 23명이 신규 케이블카·모노레일 건설을 약속했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남산 곤돌라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남산 곤돌라는 지하철 명동역 인근에서 남산 정상까지 약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곤돌라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2023년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오 후보는 2009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도 남산 곤돌라 사업을 추진했지만, 환경 훼손 우려와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남기정 국민의힘 서울 은평구청장 후보는 북한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북한산 케이블카는 국립공원공단이 2010년 설치 여부를 놓고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가 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추진을 중단했던 사업이다.
대전에선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가 보문산 일대 대규모 개발과 케이블카 사업을 내걸었다. 울산은 김두겸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와 이순걸 국민의힘 울주군수 후보가 영남알프스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약속했다. 신불산 케이블카는 지난 1월 정부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 결정을 받은 사업이다. 당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케이블카 사업 사례를 분석했을 때 장기적인 수요 유지가 불확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경남과 경북에선 산청군 지리산 케이블카와 소백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주흘산 케이블카 설치 공약이 나왔다. 강원도는 지자체장 후보 15명이 신규 케이블카·모노레일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는 양양 오색 케이블카 준공과 평창 대관령 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함명준 더불어민주당 고성군수 후보와 한왕기 더불어민주당 평창군수 후보는 각각 울산바위와 장암산에 케이블카·모노레일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관광용 케이블카는 43곳개로, 이 중 대다수가 입장객 감소로 인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남 통영케이블카는 2023년 39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고, 경북 울진군의 왕피천 케이블카 역시 개장 2년 만에 경영난 악화로 2022년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2022년 개장한 경남 하동 금오산케이블카는 초기 투자비용을 포함한 누적 적자가 70억원을 기록했고, 전남 해남·진도 명량해상케이블카 역시 누적 적자가 1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민단체는 “수십곳의 케이블카 사업이 지방재정을 좀먹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음에도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무책임한 케이블카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을 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강행할 필요가 있는지 후보자들에게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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