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에 가린 안전사각지대?…반복되는 방산시설 사고[한화에어로 폭발사고]
국가보안시설 특성 속 안전관리 체계 재점검 목소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를 계기로 방산시설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보안시설 특성상 외부 접근과 정보 공개가 제한되는 만큼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과거에도 중대 폭발 사고를 겪은 바 있다. 2018년 로켓 추진기관 관련 공정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5명이 숨졌고, 2019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사고가 반복되면서 과거 감독·점검 결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 사고 이후 실시한 특별감독에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사항 486건을 적발했다. 공정안전관리(PSM) 평가에서도 최하위 등급인 M-를 부여했다. 당시 노동부는 "안전작업허가서 발행이 적정하지 못했고 자체 감사 이후 후속 조치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2019년 사고 이후 실시된 점검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82건이 적발됐으며, 208건의 개선 권고를 받았다. PSM평가에서는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M-를 받았다. 노동부는 추락·전도 위험 시설 방치, 압력용기 안전검사 미실시, 공정안전보고서 미준수 등 안전관리 부실을 확인했다. 작업환경측정 누락과 특수건강검진 미실시, 밀폐공간·화학물질(MSDS) 관리 미흡 등 보건관리 문제도 적발됐다.
지난해에는 위험물 예방규정 미이행으로 과태료 200만 원이 부과됐으며, 올해 1월에도 대전소방본부의 화재안전조사가 이뤄졌다.
이처럼 당국의 점검이 이뤄졌음에도 또다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방산시설의 특수성도 논란의 한 축이다. 로켓과 미사일의 추진체 등을 생산·개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가급' 국가보안시설이다. 국가보안시설로 분류되면 외부인의 접근이 제한되고 시설 관련 정보 공개도 엄격하게 관리된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폐쇄성이 안전관리 실태를 외부에서 확인하고 검증하는 데 한계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안과 안전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국가 핵심시설에 대한 보안 유지가 필요하더라도 안전관리와 감독 체계까지 폐쇄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폭발 위험이 있는 추진제와 화약류 등을 취급하는 방산시설의 경우 일반 산업시설보다 한층 강화된 안전관리 시스템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가보안시설은 시설 정보 공개에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안전관리까지 폐쇄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며 "보안과 안전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사고 예방을 위한 외부 검증과 감독 체계는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전은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비롯해 주요 방산기업과 국방 연구개발 시설이 집적된 국내 대표 방산도시다. 최근 K-방산 성장과 함께 지역 내 관련 산업도 확대되고 있지만, 사고가 반복될 경우 시민들의 불안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전은 방산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이 밀집한 도시인 만큼 사고가 발생하면 시민들의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방산산업 육성과 함께 안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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