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년] 방송미디어 새 판 짜기…방미통위 출범·공영방송 개편 착수

김대기 기자(daekey1@mk.co.kr) 2026. 6. 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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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규제 완화·방송3법 후속 조치 본격화
YTN 소유구조·미디어발전위 구성은 숙제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26년 제14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동안 방송미디어 분야는 새 판 짜기에 분주했다. 지난해 10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출범을 시작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비, 방송광고 규제 완화 논의까지 굵직한 정책 과제들이 잇따라 테이블에 올랐다.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YTN 소유구조 문제, 미디어발전위원회 구성,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 등 핵심 현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 방미통위 출범…방송·미디어·통신 정책 통합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정부 기구 개편이다. 2025년 10월 1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되면서 기존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지되고 방미통위가 새로 출범했다. 같은 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로 명칭을 바꾸고 새 체제로 출발했다.

방미통위는 기존 방통위 업무에 더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이던 유료방송 등 방송·미디어 관련 일부 업무를 넘겨받았다. 방송과 미디어, 통신 정책을 한 기관에서 다루는 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초대 위원장에는 김종철 위원장이 임명됐다.

기구 개편의 명분은 분산된 미디어 정책 기능을 통합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유료방송, 뉴미디어 확산 등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데 있다. 다만 방미통위와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흩어진 미디어 정책 권한을 어떻게 조정할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 방송3법 후속 조치 착수…공영방송 지배구조 정비 시작

기구 개편과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비도 본격화됐다. 방미통위는 지난달 8일 방송3법 후속 조치를 의결하고 KBS·MBC·EBS 이사 추천과 사장 선임 절차, 편성책임 관련 제도 정비에 들어갔다.

개정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 수를 KBS 이사회 15명, 방송문화진흥회와 EBS 이사회 각각 13명으로 확대하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 정치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국회 교섭단체, 시청자위원회, 임직원,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변호사단체 또는 교육 관련 단체 등이 추천 과정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국회 교섭단체 추천 몫은 전체의 약 40%다.

방미통위는 후속 절차를 거쳐 공영방송 이사 추천·임명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달 26일 출입기자 인터뷰에서 “추천 단체가 정해지면 이사들을 구성하고 사장추천위원회나 편성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할지도 결정하게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KBS 사장의 경우 인사청문회 절차까지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사장 선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은 이재명 정부 방송미디어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정부·여당은 공영방송 독립성과 대표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야권은 이사 추천 구조 개편이 또 다른 정치적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제도 개편 자체 못지않게 추천 과정의 투명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 방송광고 규제 완화·미디어발전위 추진도 예고

청와대는 미디어 정책 컨트롤타워 구축도 추진 중이다. 이 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미디어발전위원회’를 범정부 차원에서 출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미통위와 문체부, 과기정통부, 공정위 등으로 분산된 미디어 정책 권한을 아우르는 논의 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방송광고 규제 완화도 예고됐다. 이 수석은 “간접·중간광고, 자막광고 크기 등 부처 협의가 필요 없는 사안은 먼저 규제를 풀 생각”이라며 “의료·주류 광고 등 부처 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은 미디어발전위원회에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업계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광고 매출 감소, OTT와 글로벌 플랫폼 확산 등으로 기존 광고 규제 체계가 시장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도 방송광고 규제 완화를 통해 전통 방송사업자의 재원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의료·주류 광고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분야는 소비자 보호와 공공성 논란이 뒤따를 수 있어 부처 간 조율이 필요하다.

■ YTN 소유구조·류희림 의혹 등 현안은 진행 중

풀어야 할 현안도 적지 않다. 방미통위 출범 이후 가장 먼저 부각된 것은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문제다. 2024년 당시 2인 체제 방통위가 유진이엔티에 대한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11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해당 승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법무부가 방미통위에 항소 포기를 지휘했지만, 보조참가인인 유진이엔티가 항소하면서 2심 절차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와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정치 갈등으로도 번진 상태다.

방미심위에서는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시절 제기된 이른바 ‘민원사주 의혹’ 조사도 가동됐다. 방미심위는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조사단을 출범시켰지만, 조사 범위와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도 변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7일 전체회의에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을 통합하고 분산된 방송미디어통신 정책 지원 기능을 모으는 내용의 방송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다만 미디어 거버넌스 전체를 어떻게 재설계할지에 대한 합의 없이 방미통위 산하 정책 지원 기능만 키우는 것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디어발전위원회 논의, 방미통위 권한 조정,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이 서로 맞물려 있는 만큼 전체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방송미디어 정책은 기구 재편과 제도 정비라는 측면에서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미통위 출범으로 방송·미디어·통신 정책 통합의 틀이 만들어졌고, 방송3법 후속 조치를 통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도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다만 공영방송 이사 추천과 사장 선임, YTN 소유구조 문제, 미디어발전위원회 구성, 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 등 핵심 현안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향후 평가는 제도 개편의 속도보다 절차적 투명성, 정치적 중립성, 미디어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기준을 얼마나 충족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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