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5조 자영업자 대출, 금리인상 ‘최대 뇌관’

서상혁 2026. 6. 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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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절반, 은행·2금융 동시 대출
3개이상 다중채무자 비중도 절반 육박
금리 0.25%P↑…1인 이자 55만원 늘어
포용금융 차원 연체채권 소각 등 필요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가운데, 11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자영업자 대출이 금리 인상기 금융권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인 데다, 상당수가 연 10%를 웃도는 2금융권 대출을 보유하고 있어 금리 상승이 본격화할 경우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금융회사들이 법정 수준의 충당금 적립에 그치지 말고 추가 자본을 확충해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개인사업자 대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전 금융권 자영업자 대출액은 총 1134조8492억원으로, 1년 전 1131조2828억원 대비 3조6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대출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업권에 집중되지 않고 금융권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자들은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2금융권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해 운영자금을 마련한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 중 은행과 2금융권 대출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전체 334만8279명 중 171만7244명(51.2%)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665조7521억원(58%)이다.

경기 침체와 업황 악화 시 추가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체 차주 가운데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167만5682명으로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 5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도 61만2446명에 달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자영업자 대출에서 대규모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자영업자와 같은 한계 차주들에게 굉장한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자영업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1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인당 연 평균 55만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0.25%포인트씩 최대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단순 계산으로도 1인당 연간 최대 165만원가량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전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66%로 전 분기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다가올 부실에 대비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것은 물론, 자본도 적극적으로 확충해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충당금은 회계기준에 따라 적립 규모에 일정한 제약이 있지만, 자본 확충에는 별도의 상한이 없다.

최근들어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앞으로는 체력 증진 차원에서 배당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올 3월말 기준 은행지주회사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3.41%로 전년 말 대비 0.09%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연착륙을 위해 새도약기금을 비롯한 각종 정책금융을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포용금융 기조에 따라 금융권은 보유하고 있는 연체채권을 소각하는 등 자영업자의 고통 분담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대증치료’와 구조조정도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체의 늪에 빠져들기 전에 폐업 절차를 지원해 임금 노동자로 전환시키는 등 새로운 생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발간한 ‘2025년 지역신보 보증이용기업 폐업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폐업한 자영업자 2111명 중 34.2%가 폐업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폐업 후 취업했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42.5%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체채권 소각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폐업 비용 지원과 재취업 연계 등을 통해 자영업자의 재사회화를 지원하는 방향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들도 손실 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보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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