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CEO 방한 소식에 네이버 주가 간만의 반등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글로벌 AI 전략 논의 전망 네이버클라우드-엔비디아, 초거대 AI 모델 공동 연구 동남아 아우르는 통합 AI 플랫폼 등장 기대감 높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기조연설을 하던 중 AI 칩을 들어올리고 있다. / 사진=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만나고 네이버 사옥까지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방한이 단순 GPU 거래를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괄하는 풀스택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네이버는 그동안 쇼핑 AI 사업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확보했지만, 내수 시장의 한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업계는 네이버가 젠슨 황 방한을 계기로,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제이 퓨리(Jay Puri) 엔비디아 총괄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해 5월 22일(현지시간) 대만 엔비디아 오피스에서 미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네이버
■ 젠슨 황 만나는 이해진 의장...소버린 AI 협력 기대감 '업'
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 일정을 마친 뒤 한국을 방문해 오는 5일 이해진 의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젠슨황 CEO와 이해진 의장의 만남은 이번이 세번 째다. 이 의장은 2024년 6월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젠슨 황 CEO와 AI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대만 엔비디아 오피스에서 만나 동남아시아 지역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소버린 AI는 국가별 언어와 문화, 제도에 맞춰 독자적인 AI 모델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개념이다.
이해진 창업자가 지난해 이사회 의장으로 7년 만에 복귀하며 강조한 핵심 전략은 소버린 AI와 글로벌 진출이었다.
소버린 AI는 젠슨 황 CEO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황 CEO는 2024년 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orld Governments Summit)에서 "모든 나라는 자국의 AI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AI가 각 국가의 문화와 역사, 상식을 반영하게 되는 만큼 특정 국가나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소버린 AI가 양측의 접점인 셈이다. 양사가 단순히 GPU 공급자와 수요자 관계를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나아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젠슨 황 CEO는 오는 8일 네이버 제2 사옥인 '1784'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네이버 기술의 집약체로 불릴 만큼, 상징적인 곳이다. AI와 로봇,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5G 특화망 등이 적용된 미래형 스마트 빌딩이며, 세계 최초로 구현된 로봇 친화형 사옥이기도 하다.
앞서 AMD의 리사 수 CEO 역시 이곳을 찾아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만나 AI 인프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선 양사가 5일 회동을 통해 협력 방향을 조율한 뒤 8일 1784 방문을 계기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에서 디지털트윈 전시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 젠슨 황, 네이버 기술 집약체 1784 사옥 방문…협력 방안 구체화 기대
네이버는 소버린 AI 개념을 강조해왔다. 국내에서 검증된 AI 서비스를 해외 시장에 이식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번역앱 파파고나 네이버 플레이스 길찾기 서비스처럼 특정 영역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서비스를 현지화 해 해외 시장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국내 이용자들이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를 사용하면서도 네이버 검색을 함께 이용하듯, 해외에서도 글로벌 AI 서비스와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 특정 국가나 소수 빅테크 기업이 한 국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막는 것.
이것이 소버린 AI가 구현된 모습이자, 네이버가 바라는 미래다.
네이버는 지난 28일 크리에이터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구상은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양사는 인프라부터 AI 모델,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개방형 거대언어모델(LLM)인 네모트론 3 울트라(Nemotron 3 Ultra) 기술을 활용해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양사는 초거대 AI 모델 최적화 및 원천 기술을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 및 현지 기업들과 협력해 지역 맞춤형 소버린 AI 구축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조만간 한국에서 열리는 이해진 의장과 젠슨 황 CEO의 회동을 통해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 사업의 실행 계획 등 구체적인 협력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30만원 선 돌파할까...글로벌 기업 네이버로 재평가 관심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네이버 주가는 황 CEO의 방한 소식이 알려진 뒤 지난 1일 27만 2000원에 마감했다. 불과 사흘 전 19만 8800원과 비교하면 3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이번 만남이 네이버가 쇼핑 AI 중심의 내수 플랫폼 기업이라는 한계를 넘어 글로벌 AI 사업자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젠슨 황 방한이란 호재 하나로 수년 간 이어진 부진을 수일 만에 일부 만회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네이버의 풀스택 AI 기술력과 해외 사업 역량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동안 네이버가 검색과 커머스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돼 왔다면, 이제는 AI 모델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모두 갖춘 AI 기업으로서의 가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30만원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네이버는 종가 기준으로 2022년 4월 22일 이후 30만원 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엔비디아가 AI 인프라와 반도체를 제공하고 네이버가 AI 모델과 서비스 플랫폼을 담당하는 구조가 현실화 될 경우,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은 AI 반도체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AI 플랫폼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앞서 사우디 네옴시티 디지털 트윈 사업과 동남아 정부 대상 AI 사업을 추진해 왔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를 제공하고 네이버는 모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키지 형태의 수출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소버린 AI를 비롯해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AI 모델 고도화, 해외 시장 진출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양측이 만난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네이버 측은 "미팅이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세부 내용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