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마지막 호소… “독주 막을 ‘안전핀’ 서울을 남겨달라”
“부모 찬스 없는 청년들 좌절”… 고개 숙이며 ‘민생 소홀’ 자성
정원오 향해 직격탄 “대통령 후광 기댄 후보, 서울 감당 못 해”
“판세는 초박빙, 5%p 지고 있다는 심정으로”… 막판 스퍼트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대한민국이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내일 투표장으로 가셔서 ‘마지막 안전핀’ 하나를 남겨달라”며 유권자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역 앞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에 잘못이 있다고 한들, ‘견제와 균형’마저 포기할 수는 없다”며 “견제가 부족했다고 해서 견제할 힘 자체를 없애버리신다면 권력자가 겸손해야 할 이유도,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이유도 사라져 버린다”고 경고했다. 정권 견제론을 전면에 내세워 막판 표심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최근 고단한 서울 시민들의 삶을 언급하며 자세를 낮췄다. 그는 “요즘 얼마나 고단하고 막막하신가. 전세는 사라지고, 월세는 치솟고, ‘부모 찬스’가 없는 평범한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잃은 채 좌절하고 있다”며 “성실하게 일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체념, 열심히 살아도 희망이 생기지 않는다는 절망, 저는 선거 기간 내내 서울 곳곳에서 그 절박한 목소리를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야당의 역량 부족을 자성의 목소리로 고백했다. 오 후보는 “야당이 부족했다. 더 크게 민심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 무너진 민생을 바로 세우기에는 저희의 힘과 노력이 너무나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보수를 위한 일도, 진보를 위한 일도 아니다. 오직 이 나라의 자유와 법치를 지키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균형의 추가 절실하다”며 독주를 막을 최소한의 권한을 달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서울을 향한 진정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저의 고향이자 제 삶의 모든 것인 서울을 향한 저 오세훈의 마음은 단 한 순간도 변한 적이 없다”며 “그렇기에 더더욱 두렵고 엄숙한 마음으로 시정에 임했다. 주택, 교통, 경제, 복지, 문화, 안전까지 1000만 시민의 삶과 직결된 엄중한 과제들이 매일 아침 책상 위에 올라온다”고 소회를 밝혔다.
상대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오 후보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직접 겨냥해 “오직 대통령 후광에 기대 선거를 치르는 후보가 결코 감당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자신의 정책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후보, 시민보다 권력자의 눈치부터 살피는 후보에게 서울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세계 초일류 도시로 더 높이 치고 나가야 할 결정적인 골든타임에는 수많은 위기를 돌파하며 단련돼 온 사람, 선거 다음 날 바로 일할 수 있는 사람, 그런 노련한 베테랑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위기 돌파에 적합한 적임자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저 오세훈이 아니라, 서울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균형을 지켜달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한쪽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나라보다, 양쪽이 서로를 견제하는 나라가 더 안전하다. 한 사람을 위해 법이 바뀌는 나라보다, 법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나라가 더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간절히 호소드린다. 최후의 보루 서울만은 남겨달라. 어느 정당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나라를 위한 선택을 해달라”며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기다리며, 남은 모든 힘을 끌어모아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선거 판세에 대해 오 후보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캠프 자체 여론조사를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초박빙이라는 결론을 전달받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3~5%포인트 지고 있다는 심정으로, 도전자의 심정으로 사력을 다해 뛰겠다”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젊은 층의 지지세에 대해서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 후보는 “젊은이들의 열정적인 지지와 기대감을 확인하는 순간이 자주 있었다”며 “이재명 정부의 잘못 가는 정책이 있다면 바로잡고, 바람직하게 가고 있다면 협치를 통해 힘을 실어주면서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대한민국의 심장 수도 서울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오 후보는 전날부터 이어온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전역을 순회하는 ‘사생결단 서울 전진 유세’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날 오전 8시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출근길 직장인들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서대문구 신촌역에서 공식 선거 운동의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최종 유세가 끝난 뒤에도 광화문 광장, 감사의 정원, 종로 젊음의 거리 등 서울 도심 중심가를 순회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유권자들과 직접 접촉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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