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릭스, 로레알·와이스서 1100억 투자 유치…글로벌 공룡들 ‘베팅’

왕해나 기자(wang.haena@mk.co.kr) 2026. 6. 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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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 벤처펀드 BOLD·美 와이스 참여
탈모·MASH·비만 신약까지 성장성 주목
이동기 올릭스 대표. [올릭스]
RNA 간섭(RNAi) 기술 기반 신약개발 기업 올릭스가 글로벌 뷰티 1위 기업 로레알과 미국 기관투자가로부터 1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바이오 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전략적 투자자(SI)와 해외 기관투자가(FI)가 동시에 참여하면서 올릭스의 짧은 간섭 RNA(siRNA) 플랫폼 경쟁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올릭스는 로레알 그룹의 벤처펀드 BOLD와 미국 자산운용사 와이스 에셋 매니지먼트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약 1107억원을 조달한다고 2일 밝혔다. 투자 규모는 와이스가 약 1002억원, 로레알 BOLD가 약 105억원이다.

이번 투자에서 시장의 관심은 단연 로레알에 쏠린다. 로레알은 지난해 6월 올릭스와 피부·모발 분야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공동 연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직접 지분 투자까지 결정하면서 양사 협력이 한 단계 진전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이 공동 연구 과정에서 국내 바이오벤처 지분 투자까지 단행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로레알이 화장품 기업을 넘어 바이오 기술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이번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공동 연구가 특정 의사결정 단계에 도달해 로레알이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향후 본계약 체결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어 “탈모 치료제와 화장품 관련 연구가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정도로 진전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올릭스는 확보한 자금을 피부·모발 분야 공동 연구를 비롯해 다양한 치료 영역의 siRNA 파이프라인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로레알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이스의 재투자도 눈길을 끈다. 와이스는 지난해 8월 투자에 이어 이번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올릭스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추가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에서 기술력과 성장성에 대한 검증 효과도 있다는 평가다.

올릭스는 최근 비만·대사질환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가 미국 제약사 릴리와 공동 개발 중인 MARC1 타깃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OLX702A는 지난달 임상 1b상을 마쳤다. 회사는 하반기 임상 결과를 확보한 뒤 임상 2상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릴리와의 협력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릭스는 현재 릴리와 차세대 이중 타깃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의 최대 관심 분야인 비만 타깃 ALK7 프로그램 역시 이달 미국 바이오USA에서 사업개발(BD) 논의가 예정돼 있다.

엄 연구원은 “글로벌 siRNA 기업인 애로우헤드는 릴리나 노보노디스크와 같은 비만 분야 대형 파트너십 없이도 시가총액이 약 15조원에 달한다”며 “올릭스는 릴리와 MASH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고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보유하고 있어 현재 기업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로레알과의 본계약 체결, 황반변성 치료제 신규 기술수출 등이 가시화될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이브 벌루치 로레알 오픈 이노베이션 및 증강 뷰티 부문 글로벌 총괄자는 “BOLD의 지분 투자를 통해 올릭스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게 돼 기쁘다”며 “올릭스의 siRNA 플랫폼 역량과 로레알의 생물학·기술·제형 분야 혁신 역량을 결합해 미래 뷰티 산업을 더욱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와 재무적 파트너가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술 경쟁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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