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없고 폭로만 남았다”… 엘시티·까르띠에로 얼룩진 부산시장 선거

윤상호 2026. 6. 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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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화랑 매출’ vs ‘까르띠에·하드 폐기’
공약 사라진 자리에 고발·진흙탕 싸움만 가득
시민들 “기억나는 건 의혹뿐, 짜증났다” 냉소
전재수·박형준·정이한 후보.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일 오후 피날레 유세를 끝으로 13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각 후보는 3일 0시 선거운동 종료 시점까지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가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전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유세차를 이용해 영도구, 서구, 사하구, 중구, 부산진구 등 원도심 전역을 훑으며 지지를 호소한다. 오후 7시 40분부터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북갑 지역에서 집중 공세를 펼친 뒤, 자정까지 도보 유세를 이어가며 표심을 자극할 예정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기장군, 금정구, 동래구, 해운대구, 연제구, 서면역 일대를 순회한 뒤 오후 7시 30분 서면 쥬디스 태화 앞에서 마지막 피날레 유세를 갖는다. 이후 전포동 카페 거리로 자리를 옮겨 선거운동 종료 시점까지 거리 인사를 진행한다.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 역시 서면로터리와 전포사거리를 마지막 유세 장소로 택하고 막판 세 몰이에 나선다.

이번 선거는 정책 대결 대신 거친 폭로전이 주를 이뤘다. 여야 시장 후보 간의 공방이 특히 치열했다. 전 후보는 박 후보의 ‘엘시티 처분 불이행’ 의혹을 비롯해 배우자가 운영하는 조현화랑의 매출 급증 논란, 엘시티 공공미술 납품 의혹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전 후보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까르띠에 시계’ 논란, 의원실 보좌진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폐기 의혹을 반복해서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선거 막판에는 법정 공방과 돌출 행동까지 이어졌다. 박 후보 캠프는 전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조현화랑 관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전 후보 측은 박 후보가 제대로 된 해명 대신 ‘입틀막’과 ‘고발 정치’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는 지난달 26일 TV 토론회 도중 가방에서 거짓말탐지기를 꺼내 드는 돌발 행동으로 전 후보를 압박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선거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한 30대 유권자는 “부산시장 후보자 TV 토론을 몇 번 봤는데 기억에 남는 건 까르띠에 시계랑 컴퓨터 하드 디스크 폐기, 엘시티와 조현화랑, 거짓말 탐지기뿐이었다”며 “후보들이 정책 토론을 하다가도 결국엔 서로 언성을 높이고 말싸움하는 바람에 짜증이 났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50대 유권자 역시 “4년 전 지방선거 때는 가덕 신공항 조기 완공과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등 정책 이슈가 있었는데 이번 지방선거는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만 난무해 실망이 크다”고 꼬집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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