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돌리다 거덜 날 판”…식장 들어가기도 전에 ‘300만원’ 쓰는 이유

올해 혼인 건수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결혼 준비의 필수 절차로 굳어진 ‘청첩장 모임(청모)’ 피로감이 예비부부와 초대받는 지인 양쪽 모두로 번지고 있다.
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혼인 건수는 6만230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이는 2018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결혼이 늘면서 청모 횟수도 함께 증가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024년 25~39세 미혼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6.6%가 청모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부담은 먼저 예비부부 쪽에서 드러난다. 2024년 조사 기준 청모 1인당 적정 대접 비용은 평균 약 4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20년 이후 5년간 외식 물가가 25%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현재 1인당 비용은 5만원 안팎으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인 20명을 만날 경우 청모에만 100만원이 넘게 든다. 실제로 결혼을 앞둔 한 예비신랑은 “1인당 기본 5만원은 쓰는데 예상 비용만 300~350만원”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가 2024년 9월~2025년 8월 결혼식장 이용 고객 2만2000명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결혼식 당월에는 청모 비용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초대받는 쪽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결혼이 집중되는 봄·가을 시즌에는 주말마다 청모와 결혼식이 겹쳐 시간과 비용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 청모 자리에서는 식사비 외에 꽃다발이나 선물을 챙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경우도 있어 축의금과 별개의 추가 지출이 생긴다. 결혼 적령기인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주말이 청모와 결혼식으로 사라진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모 문화가 허례허식으로 굳어지는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혼 준비에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부터 혼수까지 이미 이중삼중으로 비용이 들어가는 구조인데, 청모까지 사실상 의무처럼 자리 잡으면서 결혼 자체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결혼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관행은 재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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