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도 반도체가 ‘하드캐리’… 금리인상땐 빅테크 투자 ‘직격탄’[박석현의 미장 돋보기]
S&P 11% 오를때 반도체 81%↑
올 순익은 전년비 2배증가 예상
5대 빅테크 자본지출은 82% ↑
세계 AI 산업 주도권 경쟁 가열
향후 국채금리 추가상승이 변수
2주 뒤 美 FOMC 회의에 ‘주목’


전 세계 주식시장 대표 지수 중에서 지난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달성한 지수는 76%를 기록한 코스피였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6%, 신흥국 주식시장이 전체 31%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코스피 상승률은 독보적이었다.
이러한 수익률 양상은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5월 말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101%를 기록하며 미국 S&P500지수와 신흥국 주식시장의 11%, 25% 상승률과 비교해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수익률 독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수익률 호조는 반도체 업종 덕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등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업종 수익률은 지난해 166%를 기록하며 코스피 수익률 상승에 51% 기여했다. 올해 5월까지 201%를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 기여율은 70%까지 높아졌다. 반도체 업종이 코스피 상승을 2년째 하드캐리하고 있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미국 주식시장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반도체 주도 강세장은 기본적으로 한국 시장과 동일하다. 지난해 S&P500지수가 16% 상승하는 동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2% 상승했다. 올 5월 말까지 S&P500지수 상승률이 11%에 그치는 동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1%를 기록했다. 이는 S&P500지수 수익률 대비 7배 이상이며 뚜렷한 수익률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 수익률 격차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양국 주식시장 지수 산출 방식으로 인한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 차이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5월 말 기준 한국 코스피와 미국 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64%와 18%다.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주 강세는 반도체 기업 이익 전망 호조에 근거한다. 코스피 전체 기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307조 원에서 올해 910조 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지난해 92조 원에서 올해 608조 원으로 6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써 코스피 전체에서 반도체 업종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0%에서 올해 6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조5000억 달러를 기록한 S&P500 기업 순이익이 올해는 3조1000억 달러로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반도체 업종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00% 늘어난 4600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로써 S&P500 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9.1%에서 14.7%로 높아진다. 코스피와 S&P500 기업 올해 이익 증가분에 대한 반도체 업종의 기여도는 각각 89%와 39%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독보적인 주가 상승률 견인이 관측되는 것이다.
반도체 업종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 슈퍼 사이클의 직접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CAPEX)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AI 산업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핵심 빅테크 5개 기업(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아마존·메타플랫폼스·오라클)의 지난해 자본지출은 38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69% 급증했다. 이들의 올해 자본지출 규모는 연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6900억 달러, 전년 대비 82% 급증할 전망이다.
자본지출 계획이 기존 예상을 큰 폭으로 뛰어넘을 만큼 늘어난 이유는 AI 산업 주도권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 확대는 최대 수혜로 평가받고 있는 반도체 기업 이익 전망이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핵심 배경이다. AI 산업 본격 호황에 따른 미국 빅테크 기업들 간의 초기 주도권 경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경쟁적인 투자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핵심 반도체 기업들의 역대급 실적 달성 전망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외 주식시장의 반도체 주도 강세장 사이클 역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반도체 주도 글로벌 주식시장 강세장은 반도체 이익 전망 호조에 기반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에 원천을 두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AI 투자 열풍에 영향을 미칠 요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6월 이후 면밀한 점검이 필요한 부분은 금리의 움직임 여부에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들어 뚜렷해진 전 세계 국채금리 상승이 진정되지 못하고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수 있다. 이는 반도체 수요 전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이 불확실성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궁극적인 종전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 및 인플레 우려 진정으로 이어지며 금리 하락을 이끌 수 있다. 다만 지정학적 위험 진정에 따른 국제유가 반락과 이와 연동된 금리 안정이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향후 전 세계 국채금리 움직임을 결정짓는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은행 WM그룹 주식전략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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