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닉 시너 보고 있니?"…칼린스카야, 포타포바 꺾고 롤랑가로스 첫 8강 진출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코프 잡았던 포타포바, 타이브레이크에서 석패

[김경무 기자] 안나 칼린스카야(27·러시아)가 생애 처음으로 파리의 붉은 코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빛냈다. 아나스타시아 포타포바(25·오스트리아)의 돌풍을 잠재우고 2026 롤랑가로스 8강에 오른 것이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수잔 랑글렌 코트에서 열린 여자단식 4라운드(16강전). 세계랭킹 24위 칼린스카야는 30위 포타포바와 2시간49분 동안의 접전 끝에 6-4, 2-6, 7-6(10-7)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같은 러시아 출신인 포타포바와의 상대전적 3전 전승을 기록하며 개인 첫 롤랑가로스 8강 진출의 감격을 맛봤다.
한때 남자단식 세계 1위 야닉 시너(이탈리아)의 연인으로 더 많이 주목을 받았던 칼린스카야는 이제 자신의 실력으로 그랜드슬램 중심 무대에 섰다.
경기 뒤 코트 인터뷰에서 칼린스카야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충격을 받았다(I'm shocked). 경기가 끝나고 내가 여기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둘이 믿을 수 없는 투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그와 여러 번 맞붙었지만 이번 경기는 정말 특별했다. 포타포바가 많이 성장해서 오늘은 정말 힘든 경기였다."

실제 이번 경기는 롤러코스터 같은 흐름의 명승부였다.
롤랑가로스에 따르면, 3세트에서 두 선수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게임스코어 6-6까지 갔고, 타이브레이크 승부에서 1-4로 뒤지던 칼린스카야가 마지막 12포인트 중 9포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칼린스카야는 경기 뒤 "이제 긴장감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며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경기였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대회에서 큰 부담없이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클레이 시즌은 정신적으로 정말 편하게 임하고 있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에게 주지 않았다.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연습은 늘 하던 대로 했지만, 클레이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더 편안해졌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성과는 그에게 더욱 의미가 크다. 이번 대회 전까지 롤랑가로스 본선 4차례 출전에서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칼린스카야는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2주 전 누군가 내가 여기까지 올 거라고 말했다면, 아마 팀과 함께 웃어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여기 있다. 남은 경기들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칼린스카야는 세계랭킹 114위로 예선 통과자인 마야 흐발린스카(24·폴란드)와 4강 진출을 다툰다.
러시아 사라토프 출신으로 지난해 오스트리아 국적을 취득한 포타포바. 그는 앞선 3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4위인 코코 고프(23·미국)를 4-6, 7-6(7-1), 6-4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지만, 칼린스카야에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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