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명 “저 이젠 '연하남' 말고 '테토남' 할래요”

유지혜 기자 2026. 6.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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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명.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언제까지 '연하남'만 보여줄 수 없죠.”

배우 공명(32·본명 김동현)은 그렇게 말하며 소리 내어 웃었다. 강아지 같은 귀여운 매력으로 '댕댕남'이란 별명까지 가진 그는 유난히 연상의 여성 배우와 호흡을 맞춘 작품에서 호평을 얻었다. 2016년 '혼술남녀'에서는 공무원 준비생으로 국어강사 박하선을 짝사랑했고, 2017년 '멜로가 체질'에서는 직장 선배 한지은과 선후배인 듯 썸인 듯한 관계를 이뤘다. 지난해 방송한 '금주를 부탁해'에서도 네 살 연상인 최수영과 커플 연기를 펼쳤다.

그러면서 획득한 '연하남의 정석' 행보는 지난달 31일 종영한 tvN '은밀한 감사'에서도 이어졌다. 한순간에 사내 풍기문란(PM) 적발 담당으로 좌천된 감사실 에이스 노기준 역을 맡아 은밀한 비밀을 간직한 카리스마 감사실장 주인아 역의 신혜선과 오피스 로맨스를 펼쳤다. 1989년생인 신혜선과 5살 차이로, 극본을 쓴 여은호 작가에 따르면 두 캐릭터의 나이 차도 “실제와 엇비슷하다”고 한다.

공명의 '연하남 로맨스'는 어김없이 통한 것인지 '은밀한 감사'는 최종회에서 9.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할 만큼 방송 내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공명의 '연하남' 캐릭터는 당분간 볼 수 없을지도. 최근 서울 마포구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은밀한 감사' 종영 인터뷰에서 공명은 “저조차 이제는 '연하남'은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남자다운, '테토남' 같은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더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미지 변신에 대한 뜨거운 야망을 드러냈다.

배우 공명. tvN 제공.
Q.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났다. 어떤가.

“모든 촬영을 끝낸 후 시청자로서 드라마를 보던 중이라 얼떨떨하다. 애정이 깊은 작품이어서 떠나보내기가 아쉬운 느낌이 가장 크다. 그만큼 많은 분이 사랑해줘서 더욱 그런 것 같다.”

Q. 처음 하는 오피스물이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나.

“자료조사를 따로 할 필요가 없던 게 작가님께서 변호사 출신에 감사팀 친구들이 많았다고 한다. 작가님과 얘기할 때 '에피소드에 친구들의 이야기를 참고한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감사팀 관련 이야기를 보면서는 '진짜 이런 업무들을 하나?' 궁금했는데 진짜 그렇다고 하더라. 신기했다. 드라마가 방송하면서 직장 다니는 친구들이 연락을 많이 해줬다. 원래는 친구 사이니까 그렇게까지 제 작품을 챙겨보는 편이 아닌데, 직장 이야기가 나오니까 재미있는지 많이들 보더라. 극 중 노기준이 출근하기 싫어하는 모습 같은 게 공감이 된다고 하고, 상사가 뭐라고 하는 게 PTSD 온다는 내용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런 장면이 공감되는구나 싶어 놀랐다. 직장 내 연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한 직장에 전 여자친구와 어떻게 같이 다닐 수 있냐고, 말이 안 된다고 그랬다. 거기에 상사랑 연애까지 하고 있으니 실제였으면 노기준은 회사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웃음)”

배우 공명.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Q. 오피스물을 하게 된 건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욕심 때문인가?

“그렇다. 욕심이 생기긴 했다. 이번 작품을 하고 나서 정장을 입는 전문직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처음에는 부담이 됐다. 감사팀이라고 해서 전문용어가 많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처음 해보는 거라 입이 잘 안 붙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부담도, 걱정도 됐는데 다 끝내고 보니까 뭔가 확실히 오피스물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께서도 주말마다 전화를 해서 '해피엔딩이냐'고 물으실 만큼 재미있게 보셨더라. 시간 되면 부모님과 함께 보기도 했다. 오피스물이 처음이라 정장 입은 모습을 매주 보는 게 새롭다고 하시던데. 어떻게 보면 남자답다고 느끼셨던 거 같다. 절 아주 새로워 했고, '우리 아들이 직장을 다니면 저런 모습이었겠지'하고 상상하셨다더라. 부모님과 제가 나온 작품을 함께 보는 건 부끄럽지 않다. 데뷔하고 나서 작품을 계속 같이 봐서 적응됐다. 물론 키스 신은 좀 그렇다. (키스 신이 많이 나오는)막판에는 제가 피했다.”

Q. 연달아 코믹 캐릭터를 했는데, 고착화에 대한 걱정은 없나.

“걱정보다는 제가 잘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거면 다 좋다. 관계자분들이나 시청자분들이 나한테 원하는 이미지가 있을 거 아니냐. 그런 의미로 코믹한 작품을 맡게 된 것 같고, 그렇다면 더 재미나게 하고 싶었다. 지난해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그런 식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코믹한 캐릭터가 고착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 그건 제가 하나씩 해 나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Q. 그래도 극 중 노기준 역으로 상의 탈의를 하는 등 '테토적인 면'을 보여주지 않았나.

“정말 대만족이다. 이수현 감독님께서 처음에 제게 직설적으로 '난 이번에 공명이 남자다웠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노기준을 내 식대로 남자답게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감독님과 촬영하며 그 부분으로 계속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만들어갔던 장면이 많았다. 상의 탈의하는 장면도 감독님께서 멋있게 보여주려고 정말 노력 많이 하셨다. 방송을 보면서는 '처음에 감독님과 말했던 약속이 만족할 정도로 보였구나' 싶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다음엔 또 어떤 캐릭터로 '테토남'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지는 고민해보고 있다. 이렇게 한 번씩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나 봐. 저조차도 이제는 너무 '연하남' 이런 건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 있다.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점점 그런 매력을 더 뿜어내고 싶나 보다. 솔직히 마음은 정말 '에겐남'이다. 제가 느끼기에도 그렇다. 그럼에도 밖으로는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도 여유롭고, 남자답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된다. 그런데 촬영할 때 신경을 쓰다 보니 조금씩 일상생활도 바뀌는 거 같더라. 그래서 더욱 '테토남'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배우 공명.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Q. 노기준과 실제 모습은 얼마나 비슷한가?

“방송 끝나고 보니 80~90% 정도 싱크로율이 비슷하다. 노기준이 주인아(신혜선 분)한테 직진하는 모습이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계속 '테토남'이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제가 원래 운동을 정말 좋아하고 남자인 친구들 사이에서 보이는 모습들이 있다. 잘 못 보여줬던 내 모습이 잘 드러난 것 같다. 아니, 근데 너무 웃으시는 거 아니냐. 하하하!”

Q. 극 중 계속 수트를 입고 나오기도 하고, 상의 탈의 장면도 있어서 몸을 가꾼 것 같은데.

“그렇다. 노기준 캐릭터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수트만 입다 보니 처음부터 셔츠 핏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일단 몸무게를 증량하기로 했다. 거기에 상의 탈의가 있어서 체지방도 뺐다. 그래서 촬영 3개월 전부터 5㎏가량을 증량하고 촬영 들어가서는 바로 체지방만 3㎏을 도로 뺐다. 그렇게 하니 그런 예쁜 핏이 나왔다. 감독님께서는 1화에 나오는 샤워 신을 나중으로 미뤄 주셨다. 의상을 준비할 땐 기준이가 입는 정장 서너 벌을 아예 맞췄다. '벌크업'을 하다 보니까 딱 맞는 셔츠가 없더라. 지금은 야구 소재의 '너의 그라운드'라는 드라마에서 야구선수 역할을 맡아서 다시 5㎏가량을 증량했다. 제대로 몸을 찌웠다 뺐다 해보니까 나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만족스럽더라. 힘들지만 '그래, 이렇게 멋있는 몸을 만들 수 있다면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했다. 드라마 핑계를 댔지만, 사실 '은밀한 감사' 촬영 끝나고 폭식한 거다. 하하하. 마라탕, 곱창 같은 걸 맛있게 먹으며 살을 찌웠다. 지금은 행복하다.”

배우 공명. tvN 제공.
Q, 노기준의 연애관이 자칫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였나. 실제로 PM(풍기문란)은 어디까지라 생각하나?

“극 중 노기준에 대한 설명에 '오는 여자 막지 않고, 가는 여자 안 잡는다'는 내용이 있다. 그래서 걱정이 좀 됐다. 노기준을 연기하며 그래도 착하고 순수한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래서 노기준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리액션이나 표정에서 귀여운 매력이 드러나도록 연기하려 노력했다. 그래야 나중에 주인아에게 마음을 표현할 때 설득력이 생길 것 같았다.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여야지'라고 생각하며 연기한 거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건 주인아와 사귀는데도 전 여자친구와 한 집에서 지내는 장면이었다. 대본을 볼 때마다 '왜 안 나가요, 빨리 나가게 해주세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런데 노기준은 원래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누나들에게 내리사랑을 듬뿍 받은 '사랑둥이'라서 그렇게 힘들어하는 사람을 그냥 내칠 수는 없는 거다. 이성이 아니라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큰 아이라 이해하며 연기했다. 그래서 제게 PM(풍기문란)은 뭐냐고? 여지를 주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PM이다. 정신적인 불륜도 불륜이라 생각한다. 스킨십이 꼭 없어도 그렇다. '키스하면 사귀어야 하나?'라는 논의를 극 중에서 하지 않나. 아니, 사귀어야죠. 안 사귀면 왜 해?(웃음)”

Q. 신혜선과의 호흡은 어떘나. 극 중 노기준과 주인아의 나이차는 몇 살이고, 실제로는 몇 살 까지 차이까지 가능한가?

“신혜선 누나와의 호흡은 뻔한 말이지만, 정말 잘 맞았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현장에 있기만 해도 티키타카가 됐다. 누나가 워낙 편하게 잘 받아주는 스타일이다. 실제로도 동생이라 누나가 스스럼없이 다가와 주고 장난쳐준다. 그런 부분에서 현장에서 편하다 보니 연기하면서 재미난 순간이 많이 나왔다. 신혜선 누나는 주인아와 50% 비슷하다. 누나는 주인아보다는 따뜻한 면이 더 많다. 주인아는 내면에 따뜻한 대신, 겉으로는 훨씬 더 차갑게 느껴지지 않나. 누나는 너무 사람이 따뜻하다. 대신, 주인아가 말하는 행동이나 말투 같은 게 누나가 평상시 모습 그대로다. 나와 누나가 실제로 5살 차이인데, 작가님께서 주인아와 노기준의 나이 차에 대해 '그것과 엇비슷하게 차이 나는 거로 하자'고 했다. 실제로는 띠동갑만 안 넘으면 괜찮다.”

배우 공명.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Q. 실제로 주인아 같은 여성은 어떤가.

“홍보 콘텐트 찍을 때도 '노기준 같은 상황이라면 주인아를 만날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 순간 옆에서 신혜선 누나가 '당연히 만나지!'라고 대답을 대신 해줬다. 강요를 조금 당한 거 같기도 하고? 하하! 그런데 나도 그럴 거 같다. 주인아는 늘 맞는 말만 하고 상사로서도 참 좋은 사람이다.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주인아를 만날 거 같다. 그만큼 매력 있는 사람이다.”

Q. 이번 드라마에서 친동생인 NCT 도영이 OST를 불렀다. 성사 과정은 어떘나.

“동생은 제가 드라마를 하게 되면 항상 'OST 할 수 있게 얘기 좀 해줘'라고 말하곤 했다. 전에도 기회를 봤지만, 타이밍이 안 맞았다. 이번에 제작진분들께 OST 계획을 물으면서 '동생 군대 가는데 빨리 좀 해 달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그랬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이수현 감독님께서 음악감독님과 평소보다 빠르게 과정을 진행해서 동생에게 OST를 제안해 주셨다. 도영이가 입대 2주 앞두고 감사하게 노래 부르고 들어갔다.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타이밍이 안 맞아서 못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말 감사하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속전속결로 해 주셨다. 동생은 (OST 제안을 받은 후)'드디어 하네'라면서도 '한번 노래 들어봐야지' 튕기긴 했다. 이후에도 내 동생의 OST 작업 여부는 전적으로 동생에게 달렸다.”

배우 공명.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Q. 자신이 주인아라면 노기준과 극 중 삼각관계를 이룬 전재열 역 김재욱 중에서 누굴 선택했을 것 같은가. 김재욱이 너무 멋있게 나와서 긴장되지는 않았나.

“당연히 전재열이죠.(웃음) 그쪽도 서사가 너무 강했다. 배우들끼리도 '어쩔 수 없이 결혼한 전재열 말고, 이전의 전재열이 주인아를 붙잡아서 만났어야 한다'고 엄청 얘기했다. 감독님이 신혜선 누나한테 '기준이야, 재열이야' 이렇게 물어보면 누나도 '그때 재열이면 무조건 재열인데'라고 말하곤 했다. 나도 찍으면서 김재욱 형이 진짜 멋있었다. 사람 자체도 진짜 멋있다. 상황 자체를 따지면 전재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저는 회사 직원으로서 '역시 멋있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긴장은 됐지만, 그래도 노기준을 연기하면서는 '난 또 다른 매력이 있지!'라고 자신하며 임했다.(웃음) SNS에 올라오는 내용을 감독님께서 많이 보내주는데, 노기준을 '안정현 남친'이라고 한다더라. 아무래도 주인아가 노기준을 선택한 이유는 그런 부분이지 않을까? 계속 믿음을 주고, 사랑을 주는 사람이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닌가 싶다.”

Q. 촬영 중 돌발성 난청으로 일정 기간을 쉬기도 했다. 지금 건강은 괜찮나.

“돌발성 난청이 체중 감량 때문에 온 건 아니었다. 병원에서 원인이 스트레스랑 과로라고 했다. 다행히도 다른 쪽에 문제가 있어서 올 수도 있지만, 저는 그건 아니라고 했다. 잘 쉬고 잘 잤더니 많이 나아졌다. 촬영이 힘들어서 그랬다기보다 전역하고 쉼 없이 작품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몸이 신호를 보낸 게 아닌가 생각했다. 나 자신을 잘 돌보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그 경험 이후 어쩔 수 없이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됐다. 건강이 우선이라는 걸 느꼈다. 마음은 사실 똑같이 더 많이 일하고 싶은데, 그래도 한 발자국 떨어져서 여유롭게 생각하기로 했다. 너무 나한테 채찍질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기로 한 거다. 원래도 뭔가 초조하거나 쫓기며 작품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프고 나니 '내가 그랬었나?'하고 돌이켜보게 됐다. 물론 아직 무언가 성취할 만큼 이루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아무리 내가 여유를 가지자고 되뇌어도 안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노력을 하는 거다. 나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려고 한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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