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서학개미로 살아야”…전세계 돈 빨아들일 세 공룡, 릴레이 상장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6. 6. 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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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엔스로픽 IPO 속도전
“두 번째는 자본시장 관심 밀려”
앤트로픽, 비공개 상장 서류 제출
오픈AI도 상장 준비 착수한 상태
스페이스X까지 전부 기업가치 1조불 안팎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 [스페이스X 엑스]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인공지능(AI) 경쟁이 기술력 대결을 넘어 기업공개(IPO) 속도전으로 번지고 있다. AI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누가 먼저 증시에 입성하느냐에 따라 막대한 자금과 투자자 관심을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1일(현지시간) 앤스로픽이 IPO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오픈AI와의 상장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 IPO 시장 분위기는 AI 기업들에 우호적이다.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는 지난달 상장 첫날 주가가 68%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디자인 플랫폼 피그마가 상장 직후 250% 폭등하며 최근 5년간 100억달러 이상 기업 중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까지 기업가치 1조5000억달러 규모 상장을 추진하면서 AI·우주 기업 중심의 초대형 IPO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앤스로픽 로고
시장에서는 특히 ‘첫 번째 상장 기업’이 갖는 상징성과 자금 흡수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IPO는 산업별로 군집 형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뒤늦게 상장한 기업일수록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경우가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의 자금이 한정돼 있는 만큼 먼저 상장한 기업이 시장 유동성과 관심을 선점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재 AI 기업들이 원하는 기업가치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앤스로픽은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약 1조달러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오픈AI 역시 지난 3월 기준 8520억달러 가치로 평가됐다. 여기에 스페이스X까지 대규모 IPO에 나설 경우 시장 자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픈AI 로고
IPO 자문사 이슈어네트워크의 패트릭 힐리 창업자는 WSJ에 “시장 안에는 한정된 자금만 존재한다”며 “스페이스X가 막대한 자본을 흡수할 것이고 두 번째 상장 기업이 세 번째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특히 앤스로픽이 오픈AI보다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다만 오픈AI가 먼저 상장한 뒤 시장 반응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후속 주자인 앤스로픽 역시 상장 시기나 기업가치 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비슷한 사례는 과거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와 우버에서도 나타났다. 2019년 리프트가 먼저 상장했지만 기대 이하 성적을 기록했고 이후 상장한 우버 역시 기업가치를 낮췄음에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물론 먼저 상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새로운 산업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역시 2012년 상장 직후 모바일 광고 수익성 우려로 3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지만 이후 사업 모델을 입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WSJ는 초기 주가 부진 여부와 별개로 먼저 상장한 기업은 IPO 자금 조달과 직원 보상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얻는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기업들의 경우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와 핵심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상장을 통한 현금 확보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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