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회사, 여성의 임원 승진 문은 더 좁다

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 임원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회사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사내이사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여성의 임원 승진 문은 더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94곳의 여성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1만5370명 가운데 여성은 1268명으로 8.2%를 차지했다. 여성 임원 비중은 2024년 7.3%, 지난해 8.1% 등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기업은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2022년 자본시장법이 개정됐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인 등기임원으로 좁혀서 보면 여성 사내이사는 줄고 여성 사외이사는 느는 경향을 보였다. 여성 등기임원 전체로 보면 2024년 295명(11.3%), 2025년 344명(12.8%), 올해 1분기 377명(13.6%)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여성 사내이사는 53명에서 51명으로 줄었고, 여성 사외이사는 242명에서 326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여성 등기임원 중 사내이사 비중은 18%에서 13.5%로 하락했고, 사외이사 비중은 82%에서 86.5%로 증가했다. 리더스인덱스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서의 여성 참여 확대가 주로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여성 리더십 확대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 직원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여성의 임원 진출 기회는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전체 고용인원이 500명 이상이면서 최근 3년치 비교가 가능한 29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을 살펴봤더니 여성 직원 비중이 50%를 넘는 47곳의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0.2%로, 전체 평균(0.3%)보다 낮았다. 이들 기업의 남성 직원 대비 남성 임원 비율은 1.4%로 전체 평균과 동일했다. 여성 직원 비중이 50% 미만인 243곳은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이 평균 0.4%로, 여초 기업의 2배였다.
금융권에서 성별 격차가 두드러졌다. 남녀 직원 대비 남녀 임원 비율 격차가 큰 상위 10곳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증권, DB증권, IB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금융캐피탈 등 금융권 기업이 6곳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남성 직원의 임원 진출 비율이 24.9%, 여성 직원의 임원 승진 비율은 3.1%였다. 키움증권은 남성 직원 대비 남성 임원 비율은 10.0%였지만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0.9%였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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