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 시대 선언한 젠슨 황…삼성·SK HBM 역할 더 커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본격적인 도래를 선언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 CEO는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에이전틱 AI가 도착했고 유용한 AI가 도착했다”고 강조했다. 단순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추론하고 계획을 세우며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본격적으로 산업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그는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면서 토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더 많은 AI 공장(AI Factory)과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역시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과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추론 AI와 AI 에이전트 확산이 결국 AI 서버 투자 확대와 직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서버의 핵심 부품인 HBM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엔비디아 AI 가속기용 HBM 공급망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담당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존재감도 크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HBM 공급망의 핵심 업체로 자리 잡았으며,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HBM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AI 시대 메모리 공급망 안정성을 좌우할 핵심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질수록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어 국내 메모리 업계의 전략적 가치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매출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 36%, SK하이닉스 32%로 집계됐다. 양사를 합치면 68%에 달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핵심 부품인 D램과 HBM 공급망 상당 부분을 국내 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HBM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가 57%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중이며, 삼성전자 역시 22%로 양사 합산 점유율이 무려 80%에 달한다.
이날 황 CEO가 AI 공장의 수익성과 처리량, 전력 효율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한 만큼 차세대 HBM4와 HBM4E 등 고성능 메모리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 CEO가 이번 주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와의 협력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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