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스가 누구? ‘올스타 자격 논란’ 후 1년, 실력으로 ML 지배하는 미저라우스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급성장이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6월 1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밀워키의 승리를 이끈 이는 데뷔 2년차, 24세 우완 영건 선발투수 제이콥 미저라우스키였다.
미저라우스키는 7이닝을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미저라우스키는 시즌 6승째를 올렸다.
거침없는 상승세다. 이날 경기는 현지시간 5월 31일에 열렸다. 이날 경기 포함 미저라우스키는 5월 6경기에 선발등판했다. 그리고 6경기에서 38.1이닝을 투구했고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23을 기록했다. 6경기에서 탈삼진 57개를 쓸어담았다.
MLB.com에 따르면 1900년 이후 빅리그에서 투수가 한 달에 3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자책점 1점 이하를 기록한 것은 총 20회였다. 5월 6경기에서 단 1자책점만을 기록한 미저라우스키는 그 중 한 명이 됐다. 4월을 마치던 시점에 시즌 평균자책점이 3.31이었던 미저라우스키는 이제 평균자책점을 1.65까지 끌어내렸다.
내셔널리그 2위이자 전체 4위의 기록이다. 전체 1위인 크리스토퍼 산체스(PHI, 1.47) 단 한 명만이 내셔널리그에서 미저라우스키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NYY 캠 슐리틀러 ERA 1.50, TB 닉 마르티네즈 ERA 1.62). 오타니 쇼헤이(LAD)가 0점대 평균자책점(ERA 0.82)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타니는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평균자책점이지만 미저라우스키의 가장 압도적인 면은 역시 탈삼진이다. 5월 한 달 동안 57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미저라우스키는 시즌 탈삼진 108개를 기록 중이다. 1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투수가 바로 미저라우스키다(2위 산체스 95K).
미저라우스키는 올시즌 12경기 71이닝을 투구하며 10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9이닝 당 탈삼진이 무려 13.69개. 단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9이닝 당 13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또 한 명의 투수인 딜런 시즈(TOR)가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저라우스키가 단순히 탈삼진 능력 하나만을 가진 투수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제구력도 안정적이다. 미저라우스키는 시즌 볼넷 19개를 허용했다. 9이닝 당 볼넷 허용은 2.41개. 시즈(3.77개)와 비교할 수 없는 안정적인 수치다. 리그에서 손꼽는 수준의 정교한 제구력을 가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9이닝 당 볼넷 2.41개는 규정이닝을 채운 72명의 선발투수 중 24위로 리그 평균을 충분하게 웃도는 준수한 수치다.
평균 시속 99.8마일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미저라우스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 중 한 명이다. 하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지는 미저라우스키는 패스트볼 구사율이 무려 62% 이상이지만 타자들은 미저라우스키의 하이 패스트볼을 알고도 치지 못한다. 패스트볼의 헛스윙 유도율은 45.2% 미저라우스키가 하이 패스트볼을 던지면 타자들은 두 번에 한 번은 헛스윙을 한다는 것이다. 108개의 삼진 중 68개를 패스트볼로 잡아냈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는 물론 어쩌다 한 번씩 던지는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의 피안타율이 1할대에 머물고 있다.
배럴타구 허용율(2.4%), 평균 허용 타구속도(시속 86.7마일), 헛스윙 유도율(39%), 삼진율(40.3%), 기대 피안타율(0.178), 기대가중출루율(2.14) 등 거의 모든 세이버매트릭스 지표가 리그 상위 5% 이내일 정도로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을 쓰고 있다. 2m1cm의 장신에서 길게 끌고 나오는 투구폼도 타자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선수. 미저라우스키는 현역 메이저리거 중 가장 뛰어난 익스텐션을 가진 투수라 할 수 있다.
2002년생 미저라우스키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밀워키에 지명됐다. 고교 신인이 아닌 대학 신인이었던 미저라우스키는 2024시즌에 앞서 전체 33순위 유망주 평가를 받았지만 2025시즌을 앞두고는 유망주 순위가 100위까지 떨어졌다. 마이너리그에서부터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선보였지만 강속구 투수답게 제구력은 불안했다.
미저라우스키는 지난해 6월 13일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리고 6월 빅리그 3경기에 선발등판해 16이닝을 투구하며 3승,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전반기 5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한 미저라우스키는 젊고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갈망하는 메이저리그의 분위기 속에 데뷔시즌 올스타에 선정됐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겨우 5경기 25.2이닝을 던지고 올스타라는 큰 상을 받은 그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도 쏟아졌다. 지난해 산체스가 올스타에 선정되지 못하며 필라델피아 스타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올스타 선정의 공정성을 꼬집기도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필라델피아 선수들의 불만이 옳은 듯했다.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산체스는 전반기(19G 115IP, 8-2, ERA 2.50)만큼이나 뛰어난 후반기(13G 87IP, 5-3, ERA 2.48)를 보냈고 투수 전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1위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반면 미저라우스키는 후반기 10경기에서 40.1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미저라우스키의 올스타 선정은 '화제성에 기댄 불공정한 선수 선발의 대표 사례'로 남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미저라우스키는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3-4월 6경기에서 32.2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며 시작은 평범했지만 5월 급격하게 성적을 끌어올렸고 이제는 산체스와 사이영상을 다툴 가장 위협적인 후보로 떠올랐다. 미저라우스키의 맹활약 속에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투수 부문에서 가장 빛나는 젊은 스타였던 폴 스킨스(PIT, 12G 65.1IP, 6-5, ERA 2.89, 75K)의 존재는 점점 옅어지고 있다.
물론 불안요소도 있다. 풀시즌 소화 경험이 없는 만큼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을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고 공이 빠른 젊은 투수들의 부상이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미저라우스키가 건강하게 풀시즌을 치른다면 2020년대 단 한 번(2023 스펜서 스트라이더, 281K) 밖에 없었던 시즌 270 탈삼진 고지도 밟을 수 있다.
과연 지난해 올스타 자격 논란을 딛고 리그 최고의 영건으로 거듭난 미저라우스키가 올시즌을 어떤 성적표로 마칠지 주목된다.(자료사진=제이콥 미저라우스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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