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삼성전자 사태, 합리적 이익 배분을 위한 사회적 논의 시작할 때

최미화 기자 2026. 6. 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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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엽 경북대학교 지식재산융합학과 교수
이동엽 경북대학교 지식재산융합학과 교수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에 극적으로 잠정 합의했다. 반도체 생산 차질과 국가 경제 충격 우려가 컸던 만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한 기업의 임금 협상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업의 초과이익은 누구의 것이며, 어떻게 나누는 것이 공정하고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문제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이었다. 노조는 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한 막대한 영업이익에 대해 노동자의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반면 회사 측은 영업이익은 노동자만의 성과가 아니라 미래 연구개발(R&D), 설비투자, 주주 배당, 협력업체 상생을 위한 재원이기도 하다고 맞섰다. 결국 노사는 성과의 10.5%에서 접점을 찾았고, 특별성과급을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서 주목할 부분은 특별성과급의 자사주 지급 방식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와 보상 체계를 연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성과를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보상하면, 기업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는 동시에 주가 하락에 따른 위험도 함께 부담하게 된다. 즉 보상과 리스크를 함께 공유하는 방식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벵트 홀름스트룀 교수도 "이익 공유와 위험 분담이 대칭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황기에 초과 성과를 요구하면서도 불황기에 손실 부담을 외면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실제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현금이 아닌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나 스톡옵션으로 지급해 직원들이 회사 가치 상승의 과실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AI, 바이오 산업처럼 업황 변동성이 큰 첨단 기술 산업에서는 이러한 보상 체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년간 수십조 원의 이익을 내다가도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에 따라 순식간에 적자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도체와 AI, 바이오산업 등 첨단 기술 산업은 수많은 투자자,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국가 경쟁력까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초과이익이 특정 구성원에게만 집중된다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삼성전자의 합의안에 협력업체 동반 성장과 지역사회 공헌 재원 마련 내용이 포함된 것은 의미가 있다. 다만 선언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산업 생태계 전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구조로 이어져야 한다. 결국 노동과 자본, 협력업체와 지역사회까지 고려해서 현재 보상과 미래 투자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첨단기술 산업은 승자독식 구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자본만 이익을 독점하는 방식도 지속 가능성이 낮지만, 반대로 미래 투자와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성과 배분 방식 역시, 장기적으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이제는 노동자, 기업, 주주, 협력업체, 정부가 함께 한국형 이익 배분 모델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성과급의 법적 성격, 직무와 성과 중심 임금체계, 장기 주식보상 확대, 청년 고용과 산업 생태계 상생 구조까지 포함한 새로운 기준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파괴적 기술혁신의 등장과 국제정세의 변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 어느 한쪽만 성과를 독점하거나 부담을 떠안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도 사회적 공감대도 만들기 어렵다. 따라서 리스크를 함께 나누고 성과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신뢰와 균형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동엽 경북대학교 지식재산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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