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상’ 양솽쯔 “대만, 식민지배 그림자 못벗어나”
영예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 선택
“일제강점기 함께 겪은 韓반응 궁금”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Taiwan Travelogue)’로 올해 영국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은 대만 작가 양솽쯔(楊双子)가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중국어로 쓰인 작품이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며, 대만 작가가 수상한 것도 최초다.
양 작가는 1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처럼 지금 세계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며 “우리는 여성의 의제, 국가와 역사가 남긴 상처를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고 수상 의의를 말했다.
1984년생인 양 작가는 본명은 양뤄츠(楊若慈)다. 필명 ‘솽쯔(双子·쌍둥이)’는 함께 작가로 활동하려 했던 쌍둥이 동생 양뤄후이(楊若暉)가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 뜻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담겼다. 2020년 발표한 ‘1938 타이완 여행기’로 2024년 전미도서상(번역문학 부문)도 받았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대만을 찾은 일본인 작가 아오야마 치즈코와 통역을 맡은 대만 여성 왕첸허가 함께 여행하며 감정을 키워가는 내용이다. 여행과 음식이란 친근한 소재를 활용해 지배국과 피지배국의 정체성 문제를 짚는다.
“무엇을 먹느냐는 어떤 민족인지뿐 아니라 어떤 계급인지를 보여줍니다. 음식에는 종족, 성별, 연령에 걸친 권력의 위계가 담겨 있어요. 100년 전 식민 시대 이야기를 지금 다시 하는 것은, 첫 직접 총통선거를 치른 지 30여 년이 지났는데도 대만이 그 시절의 그림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양 작가는 2029년까지 작품 두 권을 더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는 “현대를 배경으로 미식과 여성을 다룬 작품을 올해 마무리하고, 세 번째 역사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식민시대 여학생(‘꽃 피는 시절’)과 여성의 여행(‘1938 타이완 여행기’)에 이어, 다음은 100년 전 여성들의 직업을 다룬다.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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